‘은행이 멈추는 날(The Road to Ruin: The Global Elites’ Secret Plan for the Next Financial Crisis)’은 곧 있을법한 경제 위기를 예측하고, 그 때에 어떤 현상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측한 일종의 예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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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이라고해서 상상이나 신앙에 의존한 것이라 여길 수도 있는데, 그보다는 좀 더 경험적이고 분석적으로 상황을 보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즉, 예측에 더 가깝다. 이 책은 그러한 예측이 어떻게 해서 나온것인가를 담고있다.

사실, 전 세계적인 대규모 자산 동결은 허무맹랑한 얘기인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걸 ‘앨리트’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비밀리에 장기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형적인 음모론자의 얘기같다. 그런 시선으로 보면 커트 보니것의 소설 ‘고양이 요람’에 나온 가상의 물질 ‘아이스나인’에 빗대어 자산 동결을 얘기하는것도 자칫 우스워 보인다.

하지만, 비관론자가 내놓는 디스토피아라고만 치부하기엔 작가의 주장은 꽤나 근거가 있다. 이미 각 국은 경제위기때 자본시장을 동결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1914년 런던 증권거래소와 뉴욕 증권거래소 폐쇄, 1929년 미국 은행 영업 중단, 2015년 그리스 ATM 일제 중지 및 그리스 신용카드 사용 거부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태 속에서 피해를 보는것은 결국 예금주와 투자자들일 것이다. 금융 권력이 관심 있는것은 자신들의 이익이고, 대비하는것도 대형 은행과 금융회사의 생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특별인출권(SDR)을 이용한 유동성 공급 따위로 살아나겠지만, 손실은 그들의 고객이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런 사태가 벌어져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산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작가는 부자들의 부 세습에서 가르침을 받고 그걸 발전시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금융시장 붕괴를 예측한 사람의 결론임에도 현물(금, 현금, 부독산) 뿐 아니라 금융상품등에도 상당수 비율(약 40%)을 할애한게 놀라울 수도 있는데, 이는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즉, 자산을 현물화하고 틀어박히라는게 아니라 금융위기 사태가 오더라도 큰 타격이 없도록 준비하자는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작가의 포트폴리오는 별 의미가 없을거다. 일단 첫번째 항목인 주화와 금괴에서부터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금과 부동산은 충분히 처리할만하고, 투자쪽도 어떤 식으로 상품을 고르면 될지 방향성은 엿볼 수 있다. 기본적인 방향은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전세계 규모의 금융 위기라는건 분명 그다지 현실감도 없고 그래서 크게 와닿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게 예상 가능한 일이라면, 대비해서 나쁠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