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로스(Stewart Ross)’의 ‘셜록 홈스의 과학수사(The Science of Sherlock Holmes)’는 셜록 홈스 시리즈를 통해 볼 수 있는 과학수사와 그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표지

셜록 홈스는 수많은 탐정 중에서도 유독 독보적으로 사랑받는 탐정이다. 그 이유는 그가 마치 인간을 넘어선듯한 추리력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혀를 내두르는 추리의 근저에 과학수사가 있다는 것이 기존의 다른 탐정과는 다른 현대적이며 차별화된 점이라서 그렇기도 하다.

홈스의 추리는 이야기를 통해서 볼 때는 그저 놀라워 보이기만 할 수도 있지만 정리해보면 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부분이 많다. 저자인 코난 도일이 그만큼 그런 부분을 신경써서 다루었기 때문이다.

코난 도일은 나름 최신의 정보들을 눈여겨 두었다가 소설에 사용하기도 했으며(그런 것으로 보이며), 때로는 단지 상상만으로 후대에나 밝혀지거나 정립될 방법을 고안하여 홈스의 추리를 뒷받침 하는 과학적 증거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 내용들은 당시로선 재미있고 그럴듯한 아이디어로 비쳤을 것이며, 지금으로썬 놀라운 혜안으로 보이기도 한다.

책에서는 그러한 내용들을 다루면서 소설과 과학수사, 그리고 셜록 홈스가 어째서 그토록 사랑받는 탐정인지를 얘기한다.

저자는 그다지 과학적이거나 논리적이지 않아 보이는 것들도 꺼내놓으며 셜록 홈스가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철저하게 사실에 기반해 논리를 펴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보인다. 그의 추리는 때론 가능성에 불과한 이야기를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확신하며 뱉어낸 것이 우연히도 잘 맞아 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는데, 그건 홈스가 추리 과정의 일부를 생략해버리거나 어물쩡 넘기기도 하는데다, 의사 과학을 자주 이용해서 신뢰성을 떨어뜨리기도 학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의 관습 등을 생각하면 생각해볼만한 가설이라고 수습을 하는가 하면, 코난 도일의 행적 등을 근거로 과학적이진 않지만 소설의 재미를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하고, 이렇게 때로는 허술해보이는 면이 마냥 기계적이지는 않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형성한 것이라며 두둔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에선 저자가 얼마나 홈스에 애정을 갖고 있는지가 좀 엿보인다.

반쯤은 셜록 홈스 시리즈의 리뷰같기도 하고 반쯤은 과학수사와 그 역사에 대한 썰을 가볍게 풀어놓은 것 같기도 한 이 책은 추리소설이나 수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볼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홈스의 몇몇 추리들을 상세하게 분석해논 것이었는데, 홈스가 어째서 그렇게 확신을 갖고 추리를 한 것인지도 엿볼 수 있고, 배경지식이 없으면 소설만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해소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게 주는 아니라서인지 몇개 없어 좀 아쉬웠다.

더 아쉬웠던 것은 때때로 생략하고 넘어가는 내용이 있다는 거다. 딴에는 ‘이 정도는 상식’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수도 있다만, 그건 너무 홈스같은 태도 아닌가. 소설에 대해 추가적으로 더 다루는 책에서까지 그러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싶다. 특히 홈스의 추리 중 잘못된 부분을 집는 부분은 왜 그것이 잘못되었고 과학적이지 않은지를 (설사 많은 사람이 아는 것일지라도) 명확히 얘기하는 것이 좋았다.

이 리뷰는 북촌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