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해링(Dan Haring)’과 ‘마시케이트 코널리(MarcyKate Connolly)’의 ‘그렇게 스타보이가 되었다(The Star Shepherd)’는 별을 쫒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댄 해링의 동명의 초단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이 소설은, 증기와 시계태엽으로 돌아가는 기계가 있는 스팀펑크적인 문명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괴물과 그들에게서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마법이 섞여있는 흥미로운 세계관을 갖고있다. 전체적으로는 별의 존재때문에 판타지 같으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SF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동화같기도 한 매력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그걸 주인공 소년과 그 아버지로 시작해서, 그들이 있는 근처 마을과 더 바깥의 마을, 그리고 스타셰퍼드 위원회 등으로 점차 범위를 넓혀가면서 서서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그럼으로써 설명조로 설정을 직접적으로 나열하며 지루하게만드는 대신 조금씩 진행되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잘 한 편이다.

물론 이야기 전개 자체는, 동화같다고 한 것에서 이미 좀 짐작했을 수도 있겠지만, 소위 클리셰적이라고 할만하다. 아직 온전한 스타셰퍼드라고 하기는 어려운 소년이, 그와 관련한 개인적인 무언가도 있어서 이 일에 대해 애증같은 것도 갖고있는데다, 심지어 잘못된 편견으로 인한 부당한 대우를 받기까지하니 자연히 들 수밖에 없는 스타셰퍼드에 대한 회의감 같은거라든가, 그럼에도 그걸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진심을 돌아보는 것 같은 것들이 섞여서 만들어지는 일종의 성장스토리는 뻔하다면 뻔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식으로만 따지면 대부분의 청소년 성장물은 모두 결국 그게 그거라는 식으로 격하당해야 할 것이다. 이야기란 그런 것만으로 이뤄지는 것도, 또한 평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거다.

어쩌면 작은 상상이었을 원작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비록 전형적이지만 고전적인 이야기들을 덧붙여서 흥미로운 세계와 누구나 쉽게 공감할만할 이야기로 만든 것은 꽤나 칭찬할만하다.

설정도 어떻게보면 좀 동화처럼 명확하게 딱 정의를 내리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이 세계를 더욱 SF처럼 보거나 반대로 훨씬 판타지적인 무언가로 달리 보게 만들기도 한다. 일종의 2차 창작물인 이 소설이, 그 다음 창작을 부추긴다는 게 어떤 좀에서는 좀 재밌다.

결론적으로, 마무리가 다소 뻔하고 몇몇 지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지기는 하나, 원작의 상상력을 나쁘지 않게 발전시켰기에 꽤 볼만하다.

댄 해링은, 애니메이션도 만들었던 사람답게, 소설을 위한 일러스트들을 직접 그리기도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도 외엔 한국어판에서 모두 빠져버린 것은 쫌 아쉽다.1 그래놓고 이를 언급한 저자의 후기는 그대로 실어 놓아 어이가 없기도 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한국어판에 생각보다 자주 있는 문제인데, 잘 나오는 책도 많기만 하기에 딱히 변명거리는 없어 보인다. 이 책은 저자가 삽화가이기도 해서 더 그렇다. 대체 왜 빼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