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카 하시모토(Meika Hashimoto)’의 ‘트레일(The Trail)’은 하이킹을 소재로 한 소년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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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기도 한 ‘트레일’은 백패킹 용어의 하나로 비포장 노선과 그 노선을 따라 걸으며 미리 정한 구간을 일주하는 것을 가리킨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의 올레길 같은 것이 대표적인 트레일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 ‘토우’가 나선 트레일 코스는 가볍게 나설 수 있는 그런 산책길과는 많이 다르다. 길이라고는 하나 딱히 포장이 되어있거나 한 게 아닌 그냥 자연이라서 그곳을 걷는 것 자체로 위험이 따를 뿐더러 곰 같은 야생 동물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런 특별한 사건 사고가 없더라도 언제 쉬고 언제 이동할지를 정한다던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먹을거리나 탈진을 막아줄 수분 보충, 그리고 자칫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저체온증을 막기위한 체온조절 등 고려해야할 게 많다.

그것을 아직 트레일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의 도전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관련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사람도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게 잘 풀어 보여주는데다 무엇보다 그 경험이 주는 매력을 일부나마 느껴볼 수 있게 한 것이 좋다. 소설을 보고 있자면, 막, 나도 언제 한번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저자 자신이 여러 경험을 해봤고 그를 통해 산의 매력도 잘 알고있기에 이렇게 써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거기에 아직 겨우 12살인 어린 소년이 왜 이런 어려운 트레일을 혼자서 도전하게 되었는지를 처음엔 감춰두었다가 조금씩 꺼내놓는 식으로 풀어내서 흥미를 더했다. 좀 소심하고 겁쟁이같은 면이 있는 소년이, 그래서 때론 멈칫거리고 제대로 말을 내뱉지 못하기도 하다가 여러가지는 보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것도 꽤 잘 그렸다. 그의 성장을 단지 개인적인 감상이 아니라 계기를 통해 명시적인 형태로 드러나도록 한 것도 좋았는데, 이건 그 스스로가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 알아챌 수 있게도 한다.

소년의 사연이나 심정 등도 무리한게 없어 쉽게 공감이 가고, 그것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도 있게 해준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