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모르는 진실’은 한 아이의 자살과 폭로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자살한 아이에게서 갑자기 편지를 받게 된다면, 대체 무슨 생각이 들게될까. 심지어 그것이 자신들의 부정을 꼬집는 내용이라면, 과연 그들은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이미 죽은 ‘윤’이 편지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그것을 실행한 사람은 누구고, 그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과연 편지의 내용은 진실인 것인지 살짝 미스터리한 느낌으로 흥미를 끌기도 한다만, 이야기는 처음부터 거의 정해진 진실을 조금씩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되는 것에 가깝다.

자살한 윤이 보냈다는 편지로 인해 비상이 걸린 학교에서 자체 조사라는 명목으로 편지의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변명을 토해내게 함으로써, 그들이 어떻게 그녀가 자살하게끔 조금씩 밀어붙였는지, 그럼에도 개별적으로만 관여했다는 이유로 얼마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기적인 합리화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지를 나름 잘 보여준다.

그들의 행위는 역겹기도 하지만, 굳이 따져보자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것이든, 각각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설마 그걸로 자살까지 하겠냐고 할만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윤이 죽은 이후를 주로 다루며, 그를 중심화자로는 삼지 않음으로써 자살의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는 상태로 남겨두었는데, 그게 이러한 측면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

꽤나 가해자 입장을 보호하는 식으로 쓰인 셈이다. 이는 갈등을 불완전연소한채 마무리를 함으로써 더욱 강해진다. 진실이라든가 죄와 벌에 대한 건 한쪽에 묻은채, 이미 죽은 사람은 됐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는 식으로 어물쩡 넘어가는 것은 이 소설을 쫌 찝찝한 무언가로 느끼게 한다. 이것은 남은 아이들이 미래를 향해가는 것도 상당히 아니꼬운 것으로 만든다.

이어지는 불행과 악의의 밀어붙임으로 자살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분명히 되돌릴 수 있는 여러 지점들이 있었다는 것은, 그러므로 그 때에 누군가 쉽게 지나치지 않고 손을 내밀었더라면 분명 다른 결과가 있었을 거라는 건 분명하게 그린 편이다. 다만, 너무 직접적이며 단편적이어서 이야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작가가 직접 전하는 메세지로 읽히는 것은 좀 아쉽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