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실의 여자(The Woman in Cabin 10)’(가제)는 루스 웨어(Ruth Ware)의 스릴러 소설이다. 베스트셀러이며 영화화 얘기도 있는 ‘인 어 다크, 다크 우드(In a Dark, Dark Wood)’의 차기작이며 평도 좋아서 기대도 컸다.

루스 웨어 - 10호실의 여자

한국에서는 아직 정식 출간 전인데, 나는 우연히 기회가 닿아서 가제본으로 미리 읽어볼 수 있었다.

이야기는 배 위에서 진행되는데, 배 구조가 잘 들어오지 않았다. 크루즈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여행용 크루즈가 아닌 소형 여객선이나 관람선 정도만 경험이 있다.) 그래서 선실의 배치나 구조도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한편으로는 책에서 묘사하는 배가 정말 현실성이 있는 건지도 의아했다. 책 내용에 대해서는 엠바고가 걸렸기 때문에 더 얘기할 순 없지만, 어쨌든 그래서 더욱 배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체 구조도가 보고 싶었다. 과연 작가가 이를 생각해두고 소설을 썼을지 궁금하다.

소설의 주요 특징이라고 할만한 것도 사실은 새로운 게 아니라서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고(오히려 전에 봤던 게 더 컸다), 반전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정도라서 전개와 결말이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가 기대하던 반전보다는 훨씬 더 무난한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반전이 놀랍다기보다는 그냥 그러려니 싶었달까. 혹시 너무 기대했던 건가. (웃음)

책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요소들도 사실상 그렇게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이야기 구성이 허술한 거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 현실에서야 그런 것투성이겠으나, 적어도 소설에선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어야지. 그렇지 않다 보니 그저 곁다리로 덧붙인 것 같은 느낌밖에 안 든달까. 주 이야기와는 별 상관없는 것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등장인물들도 상당수가 엑스트라여서 좀 맥 빠졌다. 이름이 등장할 때마다 얘가 누구더라 고민했던 내가 바보 같을 정도다. 이게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었다. 뭐라도 하거나 엮이거나 할지 알았거든.

결론적으로,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으나 긴장이나 반전의 매력은 느끼기는 힘들었다. ‘위대한 스릴러’라거나 ‘올해 최고의 스릴러’라는 둥 하는 것은 쫌 과장된 것이다. 설마 이것만 한, 혹은 이보다 잘 쓴 책이 그렇게나 없을라고.

스릴러로서 그렇게 뛰어난 면모가 있는 건 아니라, 그냥 무난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