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웨이츠(Chris Weitz)’의 ‘영 월드(The Young World)’ ‘영 월드 시리즈(The Young World Series)’의 첫번째 소설이다.

표지

좀 익숙한 냄새가 난다. 이 소설은 기존의 작품들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두루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애초에 의되었거나 또는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건지, 아예 작가도 노골적으로 그러한 것들을 언급하기까지 한다. 꽤나 익숙하고, 그래서 얼핏 ‘표절…?’이란 생각이 들었대도, 딱히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비슷한 요소들을 사용했다고해서 표절작인 것은 아니다. 그런식으로 따지면 대부분의 판타지, SF 같은 장르물은 거의 싸잡아 표절이 될 것인데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어떻게 조합했느냐와 그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 시리즈는 절로 생각나게 하는 작품들의 장점을 이어받아 현대에 사뭇 어울리는 형태로 다시 쓰여진 것처럼 느껴진다. 애초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만 봐도 그렇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생화학무기라는 둥, 그것이 (지겨운) 인간들의 실수에 의해 유출되었다느니, 작위적으로 특정 나이대의 인간들에게 치명적으로 조정되었다는 음모론적인 얘기 같은 게 그렇다. 이런 설정 자체는 물론 예전부터 애용되던 것이었기는 하다만, 지금의 판데믹 시기와 그 와중에 돌았던 풍문들을 진하게 연상케하기에 더 무게감과 현실감이 강하게 와닿으며, 그게 이야기의 향방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것은 또한, 단지 어느 시점에 그렇게 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식으로 어물쩡 넘어가는 게 아니라, 현대에서 이어져 왜 그러한 세계가 되었나도 잘 설명하며 왜 아직 어린티를 채 못벗은 10대 아이들이 심각한 결정이나 싸움, 모험을 해야하만 하는지, 또 어째서 폭주하게 될 수밖에 없는지도 좀 더 잘 받아들이게 한다.

조금 스테레오 타입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개성있는 캐릭터들도 잘 잡았고, 그것을 각자의 시점으로 써낸 일기같은 이야기로 번갈아 보여줌으로써 강조해서 보여주는 것도 좋다. 각본가라서 그런지 액션적인 영상미도 느껴지고, 번역도 준수해서 꽤나 몰입감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과연 후속작인 ‘뉴 오더’, ‘리바이벌’을 통해 어떤 마무리를 보여줄지 꽤나 기대된다. 용두사미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