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세번째 책인 ‘호랑이 꼬리 낚시’는 꾀를 통해 위험을 벗어나는 옛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표지

책은 연약한 토끼가 무서운 호랑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 거기에 더해 오히려 골려주기까지 하는 옛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토끼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그게 가능했던 건 아니다. 토끼가 사용한건 그저 약간의 꾀와 그걸 호랑이가 받아들이게 만드는 입담 뿐이었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 한 얘기로 호랑이를 꾀는 토끼의 이야기는, 견줄 수 없을 것 같은 힘의 차이도 지혜가 있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걸 단순하게 교훈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로 담아낸 것도 좋아서, 때로는 피식거리면서 유쾌하게 볼 수 있다. 오래된 이야기인데도 왜 이렇게 계속 사랍다고 또 이어져내려오는지 새삼 알 것 같다.

이야기 자체는 사실 익숙하다. 이미 다른 책은 물론, 어른들로 부터도 여러번 들어봤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그림이 함께라서 다시 봐도 좋았던 것 같다. 마치 옛 그림을 재현한 것 처럼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가 하면, 세부적인 묘사는 세련되기도 해서 멋지고,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파스텔톤의 색상도 예쁘고 동화와도 잘 어울렸다.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다만, 호랑이를 지나치게 멋지게 그렸고, 반대로 토끼는 너무 얄밉게 그려서 토끼의 꾀가 놀랍고 대단해 보인다기 보다는 매번 당하기만 하는 순수한 호랑이가 불쌍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