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건너는 집’은 시간을 건너뛸 수 있는 신비한 집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누구든 적어도 한번쯤은 과거나 미래로 가는 것을 상상해봤을 것이다. 순수한 호기심에서 그러는 경우도 있겠지만, 의외로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그러는 경우가 더 많다. 할수만 있다면 아쉽거나 후회가되는 과거를 바꾸고 싶다던가, 원하는 미래까지 견뎌야만 하는 세월을 건너뛰고 싶다는 마음 같은 것이 그렇다.

‘시간의 집’은 몇몇 아이들을 선택해서 초대해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다른 시간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조건이란 ‘일주일에 3번 이상 시간의 집에 올 것’, ‘비밀을 엄수할 것’처럼 그리 어렵지 않은 것들이다. 처음엔 의심했던 아이들도 시간의 집이 가진 신기한 현상을 확인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를 믿게되며, 자연히 어떤 소원을 갖고 어느 시간대로 갈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타임슬립과 그것이 이뤄지는 신기한 집을 소재로 하고, 집에 들어가려면 특별한 운동화가 필요하다거나 시간을 멈추고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다거나 하는 등 꽤 흥미로운 판타지 설정들이 등장하지만,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간의 집’에 관한 여러 설정들도 모두 아이들이 모여서 서로 대면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그럼으로써 속내를 털어놓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들러야 하며, 모두가 모였을때는 얼마든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시간이 멈추기도 하는 거다.

그리고 그건 꽤 효과가 있어서 처음엔 서먹하고 경계하기도 했던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서로를 생각하고 의지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건 자연히 자신의 변화로도 이어진다.

그 가운데 아이들이 안고있는 고민과 그게 심화되면서 커지는 과정, 해소되지 않은 악심이 곪아 터져 후회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를 통해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고 깨닫는 것까지 꽤 잘 담아냈다. 이것이 에필로그로 이어져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지도 슬쩍 내비친다.

담고있는 메시지가 꽤 괜찮은 편이다. 대중적인 감성이라 공감도 쉽게 간다.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을 다뤘지만, 절반은 판타지로 그렸기 때문에 나름 읽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개중엔 제대로 설명하거나 해소하지 않아서 단지 갈등을 유발하기위해 넣은 느낌이 드는 것도 있으며, 주요 갈등 역시 터트리고나서는 은근슬쩍 건너뛰어 버리기에 껄적지근한 뒷맛을 남긴다. 이것이 모두가 손에 넣은 희망적인 미래 역시 좀 의아해 보이게 한다.

소설에서의 묘사만으로도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충분히 담기긴 했다. 그리고 그게 그대로 희망적인 성장을 한다면 에필로그와 같은 결과가 충분히 나올만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급작스럽게 끝을 맞이해 후반부가 휑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