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죽이거나’는 세렝게티 초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으로 대표되는 드라마를 예상할 것이다. 그게 워낙에 걸작이었어서다. 그리고, 어느정도는 좀 그렇기도 하다. 주요 인물 중 하나가 사자의 자식인데다 초원에서의 생활에 대한 묘사도 자연이라는 원전을 둔 것이다보니 자연스레 과거의 유사작들을 떠올리게되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그럴만큼 초원 동물들에 대한 묘사를 잘 했다는 얘기다. 초원이란 게 좀 한국과는 좀 거리가 있는데다 토테미즘도 있어서 이런 이야기가 흔치도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정도면 꽤나 잘 써낸게 아닌가 싶다. 익숙한 한국어 명칭이나 영어 대신 스와힐리어 명칭을 사용한 것도 꽤나 괜찮았다.

주연으로 서로 상반되는 두 동물, 포식자인 ‘사자(디씸바)’와 피식자인 ‘누(응윰부)’를 꼽은 것도 좋았는데, 둘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는데다 같은 상황도 각자의 시선에 따라 다르게 보는 게 꽤 괜찮기 때문이다.

이것은 두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묘사가 그럴 듯 했기 때문에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당연히 인간적으로 재해석된 것이긴 하지만 독자가 그들이 처한 상황이나 생활, 고민 등에 대해서 꽤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입하게 한다. 그래서 초중반의 이야기를 꽤 좋게 느낀다.

후반부의 이야기는 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그만큼 저자가 의도같은 게 많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이상을 담은 듯한 것은 좀 현실성없는 얘기처럼도 보이고, 그렇다고 다른 우화들처럼 인간 드라마를 동물 캐릭터를 통해 강조해 보여주는 그런 것도 아니라서 좀 애매하게 느낄 여지가 있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