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피숀(Liz Pichon)’의 ‘톰 게이츠와 개좀비 1: 개좀비 밴드의 탄생(The Brilliant World of Tom Gates)’은 유쾌한 말썽꾸러기의 이야기를 담은 톰 게이츠 시리즈(Tom Gates Series)의 1탄이다.

표지

학교에 가서 하는거라곤 장난질밖에 없는 것 같은 초등학교 5학년 톰 게이츠. 심지어 숙제도 하지 않는 그가 꼬박꼬박 하는게 있다면 그림을 그리고 하루종일 겪었던 일들을 글로 남기는 거다.

그런 그의 그림과 글들을 모은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일기같은 면이 있다. 그래서 뭔가 거창한 일이 벌어지거나 일관된 기승전결이 있는 것은 아니나 그 자체로 흥미를 끈다.

그가 학교에서 또 집에서 하는 일들은 온통 말썽뿐이다. 하나뿐인 누나와는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지, 맘에 안드는 반 친구를 골탕먹이는가 하면, 선생님에게도 예외 없으며 거짓말도 밥먹듯이 한다.

하지만, 도통 싫어하거나 미워할 수만은 없다. 그의 장난과 말썽이 심각한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니며 때론 묘한 재치를 느끼게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미소지으며 ‘나는 어땠었더라’하는 생각도 해가며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그건 이야기도 그렇지만, 그림이나 다양한 글자로 재미있게 꾸며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이면서도 조금은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게 했다.

미워할 수 없는 말썽꾸러기를 주인공으로 한 익살스런 이야기라는 것이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어간다는 점 등은 꽤 ‘톰 소여의 모험’을 떠올리게도 했는데, 주인공의 이름도 똑같이 ‘톰’인걸 보면 작가도 어느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장난질에서 오는 재미도 엇비슷한데, 다만 사회 풍자적인 면이 있었던 ‘톰 소여의 모험’에 비해 톰 게이츠 시리즈는 좀 더 가볍고 유쾌한 편이다.

이런 점들이 14권이나 나올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기도 있고, 상도 여럿 받게 만든게 아닐까 싶다.

1권에서는 아직 개좀비 밴드가 이름만 만들어졌는데, 2권에선 과연 어떤 모험과 활약을 할지, 또 친구들이나 선생님과의 투닥거림엔 어떤 변화가 생길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