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만지다’는 일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과학들을 얘기하는 과학 에세이다.

표지

과학 서적을 많지는 않더라도 좀 읽어보긴 했는데, 그런 것들과 비교해도 이 책은 좀 낯설다. 과학 지식 자체에 초점을 맞춰 그것을 일반대중의 눈높이로 전해주는 그런 책과는 조금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먼저 현상을 소개한 다음 그것을 분석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이론을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재미를 위해서 과학사를 곁들이기도 한다. 관련 과학자의 생애나 발견 또는 발명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그 예다.

그런데 이 책은 문학적으로 시작해서 문학적으로 끝을 내며, 결론 역시 다분히 인문학적이다. 일반적인 과학 서적의 양식을 따르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보다보면 이게 과학서적이었다는 것을 깜빡 할 것 같기도 하다. 철학적인 고찰이라던가 시같은 인문학적인 내용이 많아서 더 그렇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과학 지식을 다루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주를 중심으로 별에서부터 원자,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까지 상당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물리학 이야기들을 화두로 꺼내며 이야기 중에 자연스럽게 관련 내용들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때에도 살짝 훑어주는 정도로만 얘기해서 일반 대중을 위한 에세이라는 것을 끝까지 지킨다. 제목을 참 정확하게 잘 지은 셈이다. 덕분에 우주라는 어려운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대신 과학적인 지식이 많이 담긴 것은 아니라서 살짝은 더 깊은 내용을 보고싶은 사람에게는 좀 아쉬울 만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