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옹 몽테뉴(Marion Montaigne)’의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2(Tu mourras moins bête #4: Professeur Moustache étale sa science!)’는 흥미로운 질문들을 재미있게 담아낸 과학 만화다.

표지

이 시리즈가 나왔을 때 새삼 엄청 기대를 했다. 상당히 원하는, 취향의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정말이었다.

이 책은 지식을 전달하는 학습 만화의 일종이다. 그 중에서도 진지한 내용을 전하면서 웃음이 나는 만화를 곁들여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든 부류에 속한다. 기존에 나왔던 책으로 예를 들자면, 쉽게는 ‘먼나라 이웃나라’를 들 수 있겠고, 보다 정확하게는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만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전하는 내용과 만화의 텐션이 전혀 다르다는 거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내용과 만화가 전혀 어우러지지 않아서 만화는 각종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데도 지문은 딱딱한데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만화는 적당한 내용에 적절한 만화가 잘 어우러져있다.

먼저 책에서 다루는 과학 지식이 지나치게 깊지 않다. 제대로 들어가면 꽤나 따질게 많은 본격적인 것들도 꽤 있지만, 그걸 일반인들도 충분히 감수하고 볼만한 정도까지만 얘기한다. 덕분에 보는 내내 전혀 어려운 지점이 없었고, 그래서 살짝 본격적인 내용이 나올 때는 오히려 흥미가 돋기도 했다.

거기에 덧붙인 만화 역시 내용과 잘 어우러진다. 진지하게 과학적인 사실에 입각한 내용을 전달하는 본문과 달리 만화는 과장도 많이하고 드립이나 유머를 섞은 것도 곧잘 나오지만 그게 본문과 자연스레 이어지면서 그 연장선상에 있게 구성했기 때문에 쌩뚱맞다 싶을 정도로 확 튀는 부분도 적었고, 본문의 내용이나 전하려는 느낌(예를 들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엉뚱하다 같은 것)을 적절히 보충해주기도 했다.

그래서 실제 연구나 사례 등에 기반한 정확한 과학 지식을 살펴보면서도 시시때때로 미소를 지으며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 점이 무엇보다도 가장 내 기대에 충족한 점이었다. 재미만을 추구한 것도 아니고, 너무 과학적인 내용만 중시해서 딱딱하지도 않고, 양측면으로 모두 적절하게 담아낸 것. 이건,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학 만화에 의례 기대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걸 제대로 충족했기 때문에 보는 내내 굉장히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다만, 너무 깊게 들어가지는 않으려고 하는 것 때문에 때로는 너무 의도적으로 중간에 설명을 자르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좀 더 얘기해 줘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자른단 말이지.

애초에 책으로 내려고 만든 게 아니라, 연재를 하려고 그린 만화인 듯한데 그러다보니 각 이야기마다 일정 분량으로 맞추려 해서 생긴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건 저자도 연재하면서 쫌 아쉬웠을 법한데. 기왕 책으로 낼 때는 그런 것들을 좀 보충해서 냈으면 좋았으련만. 괜히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