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수학의 땅, 툴리아: 지하실의 미스터리’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수학의 개념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한 학습 소설이다.

표지

학교 공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겪고 또 싫어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이건 사실 수학 자체보다는 교육 방식에 더 문제가 있긴 하다. 미처 재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공식을 외우고 답풀이를 하는데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개념보다는 점수를 얻는것을 우선하는 교육은 자연히 수학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세태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참 안타까운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재밌게 접하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고민에서 나온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이 책이 담고있는 수학적인 내용은 보통의 교과서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 주로 주입식으로 지식을 빼곡히 나열하는 교과서와 달리 이 책은 동화같은 이야기와 비유를 통해 수의 개념을 설명하고 표현이나 계산 방법 같은 것도 천천히 풀어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간간히 껴있는 유머코드가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다만, 수학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정확하게 담으려고 해서인지, 수학과 이야기와 완전히 어우러져있지 못하고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있다. 툴리아의 곳곳에 존재하는 수학적인 요소들도 좀 작위적이다. 왜 그런 것인지를 전혀 설명하지 않는데다, 판타지로 생각해도 납득할만한 점이 없어 더욱 그렇다.

그러다보니 이야기는 수학을 꺼내기 위해 덧붙인 부수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학습을 위한 수학을 먼저 배치해놓고 그 사이사이를 적당한 이야기로 채운 이런 구성은 적잖이 어렸을 때 해보았던 교육용 게임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걸 소설로 옮기면 이런 모습이겠다 싶달까.

그래도 의외로 어울리는 말장난이 피식하게 만들면서도 수학과 툴리아라는 판타지 세계를 잘 어우러주어 전체적으로는 꽤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것은 분량탓에 수학도 이야기도 모두 충분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거다. 그나마 수학은 개념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개별적인 완결성이 있는지라 단지 양적인 아쉬움만이 있을 뿐이었지만, 뿌리기만 했을 뿐 제대로 회수하지 않은 떡밥들을 남긴 이야기는 찜찜한 뒷맛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이 1권이란 얘기가 없어, 다음권으로 이어지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더 그렇다.

딱히 미스터리하게 감추진 않아 어떻게 전개될지 어느정도는 예상되기는 한다만, 그래도 후속권이 나와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