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아야메(阿部 彩芽)’와 ‘카사이 타쿠미(笠井 琢美)’의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チューリングの考えるキカイ: 人工知能の父に学ぶコンピュータ・サイエンスの基礎)’는 컴퓨터 과학의 기초를 쉽게 풀어낸 책이다.

표지

제목도 ‘생각하는 기계’이고, 부제에서 ‘인공지능’도 언급하기 때문에 최근 핫한 인공지능에 대해 다룬 책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 전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 과학’에 대해 담은 책이다.

기계란 무엇인가부터, ‘튜링 머신’으로 대표되는 컴퓨터의 기본, 그걸 이루고 있는 논리들과 수학적인 개념 등을 교과서처럼 간단한 것에서부터 차례로 얘기해준다.

컴퓨터 과학은 그 뿌리에 수학이 있기 때문에 수학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래서 책에서도 꽤 많이 얘기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전공자들이 배울법한 본격적인 수학개념이나 공식을 깊게 다루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많은 그림을 사용한 것도 책을 보다 가볍게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내용은 잘 담았기 때문에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꽤 도움이 될 만하다.

아쉬운 것은 쉽게 쓴다고 쓴 책인데도 불구하고 막상 읽어보면 별로 그렇게 쉬운 느낌이 안든다는 거다. 컴퓨터 용어나 ‘기하의 보조선’같은 수학 관련 용어가 많이 나와서 그렇기도 하지만, 거기에 번역도 썩 좋다고 하긴 어려워서 더 그렇다.

‘언명’이나 ‘절점’처럼 일상적으로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쓴데다, 컴퓨터 분야의 용어마저도 일반적으로 쓰는 게 아닌 다른 말로 번역해둬서 책 문장만으로는 뭘 말하는 건지 좀 막히게 만든다.

이게 컴퓨터 과학을 좀 아는 사람이 보더라도 물흐르듯 읽을 수가 없게 만들며, 기껏 쉬운 책을 만든 이유도 많이 퇴색시킨다. 컴퓨터 과학을 아는 사람이 번역한 것인지, 최소한 감수라도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쉬운 책이란 건 단지 내용의 수위 뿐 아니라 잘 읽히기도 해야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썩 쉬운 책은 아니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