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런 필립스(Farren Phillips)’의 ‘착한 개?(Un bon gos)’는 좋고 나쁨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표지

좋다는 건 무얼까. 나쁘다는 건 또 무얼까. 과연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 하는 것은 정해져 있는 걸까?

이 문제에는 사실 답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좋다’는 것이나 ‘나쁘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뚜렷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다는 것과 나쁘다는 것은 마치 연속된 선과 같은 것인데다 그 선은 사람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어도 때마다 다를 수 있어서 그런 애매한 선 위에 놓인 무언가에 대한 평가도 사람마다 때마다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이가 군것질을 언제든 좋은것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부모는 많은 경우 안좋은 것이라고 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 강아지 ‘꼬물이’는 나쁜짓을 하려고 맘 먹고 땅을 파헤친다. 그런데, 그 결과로 화석이 나오자 그를 본 사람은 꼬물이를 ‘착한 개’라고 부른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걸 보면서 꼬물이는 고민에 빠진다.

꼬물이의 좋고 나쁨에 대한 생각은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독자도 이를 따라가며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 사유는 꽤나 진지하고 제대로 철학적이기 때문에 좀 무겁게도 느껴지는데, 거기에 붙은 꼬물이의 다양한 모습이 꽤나 익살스러워서 그런 무거움을 조금은 덜어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마치 계속해서 이어지는 아이의 질문같기도 하다. 어렸을 때 뭔가를 처음 하면 아마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착하다’나 ‘나쁜짓’같은 걸거다. 마치 아이들처럼 그걸 계속해서 따라간 듯한 이 책은 꽤나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그러고나선 엄마나 아빠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