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어떤 미소(Un certain sourire)’는 젊은이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당시 젊은이들의 가치관 변화 등 새로운 시대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고 하는 이 소설은 그래서 당대도 아니고 심지어 그러한 과거를 기억하는 프랑스인도 아닌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꽤나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생각보다 공감점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기존의 도덕적 관념이라던가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그로인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점 등은 전통적인 사랑의 행태와는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일견 유사한 변화를 거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설은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을 주인공으로하여 그녀의 생각과 감정을 꽤나 잘 담고있다. 자기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지만 그와는 달리 그저 가볍게 일종의 유희로만 여기는 상대에게서 느끼는 갈증이라든지, 일종의 낙담같은 것에 빠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을 잘 그렸다. 그것을 크게 과장하거나 하는 것 없이 담담하게 적어낸 것이 진지한 울림을 주기도 한다.

다만, 딱히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은 ‘뤽’에게 어째서 매력적인 ‘도미니크’가 그렇게까지 빠지게 되는지는 잘 공감이 가지 않는다. 애인 등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데다, 뤽이 다소 재수없는 전형적인 바람둥이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더 그렇다. 시발점이 그렇다보니 도미니크의 이후 감성에도 잘 이입이 안된다.

이들의 로맨스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만, 그래도 아쉬운 점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