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톰슨(Helen Thomson)’의 ‘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Unthinkable: An Extraordinary Journey Through the World’s Strangest Brains)’는 독특한 뇌 이야기를 아홉명의 이야기로 담아낸 책이다.

표지

책은 뇌로인해 독특한 현상들을 겪고있는 총 9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상태를 연구한 연구자들의 분석을 소개한다.

그래서 얼핏 학술적이고 어려울 것 같지만, 상당히 무난하게 읽히고 내용도 꽤 흥미롭다.

현대는 과학도 나름 발전했고 의학도 그러해서 왠만하건 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아직 미지에 쌓여있어 그러지 못하는 분야도 많은데, 인간의 뇌도 그러한 분야 중 하나다.

사람은 아직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므로, 대체 무엇이 사람들간에 차이를 만드는지도 알지 못하며 그게 두려움을 낳기에 그 두려움을 부정하려고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잘못된 것처럼 치부하기도 한다. 마녀라던가, 정신이상이라거나 하는 이야기로 말이다.

책에 등장하는 연구자들은 그런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비교 연구한 결과 그게 잘못된 것이거나 또는 특정인에게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보통의 사람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자연적인 반응 중 하나라는 것을 밝혀냈다. 단지, 그것이 발현되는 강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라는 거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얘기다. 즉, 모두가 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보며 그로부터 무엇을 느끼는지는 각자가 서로 다르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가 이제까지 생각하던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 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내가 보고있는 세상은 사실상 나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세상이라는 거다.

정말 놀라운 얘기가 아닌가. 책은 그걸 독특한 9명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잘 풀어냈다. 먼저 왜 그들에겐 그러한 특징들이 보이는지를 연구 등을 통해 설명하고, 이게 의외로 보통 사람들에게서도 발현된다는 사실을 집으며, 그렇다면 왜 보통은 그러한 점들이 발현되지 않는지도 잘 다루었다.

물론 그러한 얘기 중 상당수는 추측이거나 가정이기도 하다. 아직 그것을 확정지을만큼 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확히 해소되지 않는 면도 있다만, 그래도 여러 현상들을 소개하고 일부나마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의외로 책 속 주인공들처럼 격차가 큰 사람들 조차도 우연히 다른 사람들은 자기와 같이 보고 느끼지 않는 다는 걸 알기 전까진 다둘 자기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 했다는 거다. 특별하다고 할만큼 큰 특징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비율로만 따져보면 생각보다 수가 많다고 하는데,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독특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뇌 과학 책으로서 아쉬운 점이라면 객관적인 실험 데이터나 연구 결과보다는 개인들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췄다는 건데, 대신 그 덕에 일반인이 보기에는 더 적당한 책이 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