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유민(森 由民)’이 쓰고 ‘무라타 고이치(村田 浩一)’가 감수한 ‘숲속의 거짓말쟁이들(ウソをつく生きものたち)’은 생물을 독특한 시점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표지

제목이 상당히 관심을 끈다. 왜냐하면 그런 게 있어?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다. 거짓말이란 소위 고등한 지적 활동을 한다는 머리큰 포유류, 그러니까 인간이나 그에 준하는 생물들에게서만 나타나는 사회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서 그렇다.

이는 일종의 인간 우월주의에 의한 편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대충보면 대체로 맞는 직관인 것도 사실이다. 흔히 생물의 행동을 본능과 이성으로 나눈 것도 규칙적으로만 행동하느냐 그것을 뒤틀 수 있느냐를 구분한 것이라 할 수 있고, 패턴을 벗어나 착각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는 것을 폭넓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그런 행동은 소위 고등 생물들이 더 다양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대부분 같은 종끼리만 통용되는 제한적인 것일 확률이 높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사기 행위만 봐도 그렇다. 인간끼리, 같은 언어, 유사한 가치관까지 가지고 있을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니까.

그렇기에 이런 거짓말은 대부분 자연 속에선 완전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원초적인 것들은 언어 뿐 아니라 종까지 뛰어넘어 굉장한 효과를 발휘한다. 예를들어, 다른 생물이나 자연의 일부처럼 보이게 하는 ‘의태’처럼 말이다.

이쯤되면 좀 눈치를 챘겠지만, 이 책 제목의 ‘거짓말’은 좀 잘못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속임수’가 더 적절하다.

생물들의 속임수는 실로 다양한데, 종에 따라 조금씩 다른 면을 다룬 것도 좀 재미있다. 곤충 등은 대부분 의태같이 겉모습에 의존한 속임수를 다뤘다면, 개에 이르러서는 시각적인 것에서 벗어나 심리적인 속임수를 다루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거짓말을 함으로써 인간의 그것 역시 개와 같은, 그 연장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하기도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