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밸런타인데이’는 젊은이들의 청춘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20대,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세상과 달라질 생활을 기대와 우려속에 맞이하는 젊은이들은 여러가지 의미로 빛난다. 그들의 눈 속에 기대와 희망이 다른 것보다 더 크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어쩌면 성인으로서 처음 접하게 될 사랑은 그렇기에 조금 특별하다. 어렸을 때보다는 좀 더 깊은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때문에 반대로 전혀 생각지 못했던 감정이나 생각에 고민을 하게되고 뜻대로 이루어지지않는 씁쓸함을 남기기도 한다.

소설은 그런 젊은이들의 풋풋함을 나름 잘 그려냈다. 저자가 20대에 초고를 쓴 것이라서 그런지 그 나이대 젊은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같은 감성이 묻어있어서 절로 예전을 추억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게 준비한 OST도 풋풋한 이들의 이야기와 어울린다. 소설 뿐 아니라 OST도 모두 작가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더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소재나 이야기 구성 자체는 전형적인 청춘 로맨스의 클리셰들을 조합한 모양새다. 그것은 익숙하고 그래서 전하고자하는 감정선을 손쉽게 떠올려 공감할 수 있게도 하지만, 또한 새로울 것이 없어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도 한다.

등장인물이 꽤 많고 그들에게 나름의 설정(사연)이 있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분량이 짧기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끝에가서 보이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같은 마무리는 조금 어색하다.

서사의 부족은 주요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야기 전개나 감정 흐름이 좀 급작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물간의 대화나 행동 역시 썩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일종의 갈등 요소로서 사용한 주인공의 사랑과 이별이 다소 장치적인 역할로서만 소모되어버리는 느낌이 든다. 그럴거면 차라리 그들을 빼고 주인공과의 연관점이나 그를 되살아나게 해주는 지영이의 역할과 서사를 더 늘리는 게 나았겠다.

딱히 언급이 없어 현재를 기준으로 삼고 보게 되는데, 몇몇은 마치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듯해서 묘한 시대감의 어긋남을 느끼게도 한다.

서사의 부족함은 이 소설이 전체 시놉은 마련되어있으나 그 세부는 미완성인 것처럼 보이게도 했는데, 그러면서도 익숙한 장면과 감성을 담았기에 비주얼적인 면은 잘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게 미완성으로 보이는 부분들을 은근히 채워주기도 한다. 어느정도는 영상으로 보여질 것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