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과 다리의 가격’는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끝내 한 팔과 한 다리를 잃었던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표지

‘고난의 행군’은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명이 죽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북한의 대기근을 말한다. 죽은 사람의 다수는 그 제대로 못먹어서란 얘기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힘겹게 살아남기는 했으나, 결국 한 팔과 한 다리를 잃어야만 했으니 소년의 이야기는 분명 불행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이 시기에 대해 담은 후반까지의 이야기는 정말 편하게는 보지 못할 정도로 짠내난다.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 사회 환경, 거기에 기근까지 닥쳐 굶고, 그 때문에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드는 삶은 대부분의 한국 사람으로서는 쉽게 상상치 못할 것이기에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다. 그렇게 죽음이 흔했던 시기에, 그 큰 상처를 안고도 끝내 살아남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북한을 이탈하는데까지 성공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얘기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그걸 몸소 실천했기에 더 그렇다.

책은 소설과 에세이가 섞여있는 형태를 띄고 있다. 후반까지 소년의 이야기를 적은 부분은 마치 소설같으며, 뒤에 저자와 주인공의 말과 생각을 담은 것은 에세이같다.

소설에서 에세이로 넘어갈 때는 조금 중간에 끊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아마 주제를 전달하기엔 거기까지만 그리는 것이 나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듯하다. 실제로 에세이와 엮이면서 전달하려는 주제가 더 진해지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작가가 소설 부분을 꽤나 잘 그려냈기 때문에 좀 더 보고싶은 마음이 남았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너무 특별해기 때문인지 그게 주제로 선뜻 잘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조금 아쉽다.

다만, 주제 자체는 꽤 울림이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주인공이 들었다는 물음은 꽤 철학적이면서도 실로 중요해서 나는 어떤가 하고 곱씹어보며 생각하게 만든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