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전사(The Vampire Fighters)’는 ‘피트 존슨(Pete Johnson)’의 청소년 뱀파이어 4부작(Vampire Quartet)의 세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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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반-뱀파이어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그로써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알게 되었으면서도 여전히 반-뱀파이어와 평범한 삶 가운데서 혼란을 겪고있는 사춘기 마르크스. 그는 이번에도 역시 뱀파이어와 충돌하게 된다. 게다가 이번엔 하나가 아니다. 인간의 피를 마시면 특별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치명적인 뱀파이어’ 무리가 마르크스가 사는 마을을 시작으로 인간 세계에 나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된다는 얘길 들으면서도 또 다시 탈룰라와 함께 뱀파이어를 찾고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된다.

무려 ‘무리’와의 싸움이라니 전보다 더 대단한 것을 상상하게 되는데, 사실 3권에서 벌이는 뱀파이어와의 싸움은 전에 비해 딱히 대단하거나 하지는 않다. 심지어 속고 속이는 심리게임을 벌이거나, 그로부터 생겨나는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사실 소설의 뱀파이어 설정상, 그런 전개는 시리즈 내내 이어질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엔 너무 대놓고 악당처럼 등장했달까, 그래서 조금 의외였고, 솔직히 김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반동일까. 그보다는 오히려 마르크스의 연애 전선이 훨씬 흥미로웠다. 좀 더 진전해보려고 수작을 부리는 것이나, 갈팡질팡하는 모습 같은게 초능력을 가진 반-뱀파이어라지만 여전히 어린 청소년이구나 싶기도 하고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딱부러지게 결론이 나거나 하는 것도 아니라서 계속해서 남아있는 그들 사이의 미묘한 공기가 왠지 간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이거 어떻게 되는 걸까. 마르크스의 힘은? 괜히 복잡해 보이는 미묘한 연애 전선은? 또, 반-뱀파이어로서의 생활과 뱀파이어 들과의 싸움은? 과연 다음권에서 이것들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