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의 마법(The Vampire Bewitched)’는 ‘피트 존슨(Pete Johnson)’의 청소년 뱀파이어 4부작(Vampire Quartet)의 네번째 이야기다.

표지

시리즈의 마지막이기도 한 이번 책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것은 제목에서도 얘기하는 것 처럼 마법이다. 그 마법이 과연 어떤 방식, 어떤 능력으로 드러날지를 보는 것도 한 재미다.

이번에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치명적인 뱀파이어와의 싸움을 그렸다. 여전히 탈룰라는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맞서고, 그들의 사악한 계획을 저지하려고 노력한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거기에 마르크스가 없다는 거다. 탈룰라가 혼자서 고군부투하고 있는 사이, 마르크스는 기억상실에 빠져 기억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도 마르크스의 블로그 형식만을 띄지 않고, 탈룰라가 이 싸움의 경과를 적은 메모와 번갈아가는 형식을 취했는데, 이건 꽤 똑똑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날짜, 시간으로 시작하는 블로그 형식이 나름 독특했기 때문에 탈룰라의 기록과 확연히 구분을 지어주기도 하고, 다른 시선으로 각각의 사건을 그려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제는 조금 뻔해 보일 수 있는 치명적 뱀파이어와의 싸움에 마법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덧붙인 것도 괜찮았다. 다만, 그들의 약점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도 알고, 주인공들의 놀라운 성장도 이미 보았기 때문에 시리즈 초반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때문인지 작가가 한가지 장치를 더하긴 했지만 말이다. 치명적 뱀파이어들의 행동도 이제는 그다지 비밀스럽지가 않고. 이런 점은 분명 아쉬운 점이다.

시리즈물의 마무리로서도 아쉬운데, 치명적 뱀파이어와의 싸움이 완전히 마무리 된 것도 아니며, 마르크스의 앞으로에 대해서도 얼렁뚱땅 넘어가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쓸 때는 시리즈를 더 이어나가려고 했던 것 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아직까지 후속작이 없는 걸 보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어나갈 수 없게 된 것이 아닐까. 아. 남겨진 떡밥들은 어쩌란 말이냐.

변화를 겪는 청소년 반-뱀파이어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그건 시리즈를 이어나가면서 점차 옅어졌고, 결국 마무리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좀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