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악당’은 흥미로운 상상력을 담아낸 단편들을 엮은 소설집이다.

표지

소설집에 수록한 여덟개의 단편들은 모두 작은 반전을 담고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중에는 끝까지 읽고나면 뒷통수를 가볍게 얻어맞은 듯 신선함을 느끼거나 웃음이 나는 것도 있고, 개중에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서 그다지 반전처럼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있다. 중요한 건 반전이 크든 작든, 또 그게 이야기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든, 꽤나 흥미롭다는 거다.

단편은 짧은 이야기다. 그래서 상세한 묘사는 생략하고 주요 줄거리 위주로만 얘기하기도 하고, 전체 이야기 중 핵심부만 살려서 그리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자칫 완결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다행히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은 대체로 완결성을 잘 갖춘 편이다.

어찌보면 각 단편의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는 사실 작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또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다가도 문득 ‘이런 건?’하고 스치듯 떠올릴법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저자는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로 잘 살렸다. 단편이라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끝까지 다 봐야 전체가 보이도록 한 것도 좋았다.

개중에는 꽤나 진지한 물음, 그것도 나름 한번은 생각해볼만한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것도 있는데, 이야기를 통해 그런 주제나 생각거리가 잘 드러나게 그린 솜씨도 꽤 좋다.

소설 출간은 처음이라고 하지만 이미 전문 분야에서 책을 여러권 낸 바 있는데 그러면서 아마도 문장을 짜내고 글을 구성하는 솜씨가 나름 다듬어진게 아닌가 싶다. 다음 소설도 기대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