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기다리는 일’은 어두운 10대의 일면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표지

이 책은 대게의 청소년 소설들과는 조금 다르다. 나름의 고민이 있고 그래서 방황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또렷한 미래나 그에 대한 희망을 바라보며 긍정적인 성장과 성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구성과 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훨씬 더 막막하고 암울하다.

그래서 비주류인, 소수의 이야기를 그린 것처럼도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소설 속 상황이나 이야기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라거나 하는 것은 또 아니다. 그렇기는 커녕 주변에서 의외로 흔하게 일어나고 발견할 수 있는 일들이라 수록작들은 꽤나 현실감있으며 마치 취재해 실은 것 같은 이야기도 사실성이 느껴진다.

소설 속 아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주류에서 멀어져 있다. 그것은 행동이 굼뜨다거나 사는 곳이 외진 지역이라거나 하는 겉으로 드러난 것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현실의 벽이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생겨난 일종의 괴리감 때문이거나, 또는 당최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무언가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런 상황과 그 속에서 꿈틀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당히 잘 그렸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절로 안타까운 마음이 솟아난다. 아이들이 딱히 희망적인 내일을 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는 것도 아니라서 더 그렇다.

아이들에게 기다림이란 다소 기약이 없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밖에 할 수밖에 없는 것에 가깝다.

그들은 과연 기다리던 고래를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