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하고 싶어’는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의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삼촌이 있다는 시골로 가게 되면서 시작한다. 앞뒤 아무 설명없이 그렇게 시작하는 게 꽤 뜬금없었는데, 그렇게 별 다른 설명없이 시작된 시골 농장 생활이 주인공의 의사를 무시한 강제적인 것이었다는 점에서 더 황당하기도 하다. 이런 서술적인 공백이 주는 당황스러움은 그대로 주인공의 심정을 담아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보니 주인공은 이제까지 살던 것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낯설고 불편함을 느끼면서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서울에 있을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거기서는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나 자기 자신을 마주하면서 점차 시골을 내 집처럼 여기게 된다.

이 과정이 꽤나 리얼하게 잘 그려졌으며, 두곳의 장단점도 나름 비교되게 잘 얘기했다. 그렇기에 불만으로 가득찼던 처음과 달리 왜 그곳이 그토록 마음에 드는 곳이 되었는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일종의 성장소설인만큼, 그런 일탈적인 경험을 통해 청소년기에 겪어야 하는 자기를 찾는 과정이나 여러가지 선택사항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가 하는 점도 함께 다루는데,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겪는 주제이기도 하기에 의외로 공감하고 생각해보게 하는 점들이 많았다.

다만, 시골 생활이 너무 갑작스럽게 시작됐다 끝나는 것이라던가, 크게 충돌하는 듯했던 부모와의 의견차이가 좀 허무하다싶이 간단하게 해소되는 것 등은 썩 매끄러워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쉽게 관대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그렇게 강압적이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앞으로에 대해서도 그렇게 혼자서 앓듯 고민하지 않아도 됐지 않았을까. 그렇다보니 반대로 부모와 왜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하지 못했으며, 그게 종국엔 터질 정도로 쌓일 수밖에 없었는지 잘 와닿지가 않았다.

앞으로에 대한 주인공의 생각도 좀 갑작스럽게 결정된 감이 있다. 나름 시골에서의 경험으로 그런 생각을 했단게 드러나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게 좀 충동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서다.

부적응이나 학원 폭력을 연상케 하는 묘사도 그저 시골생활을 더 그리워하기위한 장치로만 쓰여서 괜히 과한 첨가는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물론 이야기가 종국에 하려는 메시지도 확실하고, 개별 이야기들에도 생각해볼만한 거리가 있는 건 확실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완성도에서는 역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