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3부 셋의 힘 6 일출(Warriors: Power of Three #6 Sunrise)’는 이전권들을 다시 돌아보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3부의 마지막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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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시리즈는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좀 식상한 것도 사실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점점 식상해는 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게 좀 더 올바를 것이다. 종족이라는 테두리, 전사의 규칙이라는 제약 등이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어느 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그래서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듯한 느낌도 주었던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3부는 조금 실험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처음부터 조상들의 연혼인 별족이라던가 아홉개의 목숨이라던가 하는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야생 고양이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이전 이야기들과 달리, 3부는 처음부터 개별 고양가 별의 힘을 가졌다는 예언으로 시작하는데다, 전개 역시 그들이 자신의 힘을 점차 각성해 나가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그것처럼 흘러가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어디서든 별족과 통할 수 있고 심지어 다른 고양이의 꿈에까지 찾아갈 수 있는 제이페더의 힘 때문에 더 그러했다.

반대로 그렇게 시작한 것 치고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세 고양이를 계속해서 미숙한 고양이로만 그리는게 좀 못마땅하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이 새롭고 큰 변화를 가져올 세 고양이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기존 전사들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너무 해치지는 않으려고 한 노력의 일환이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썩 나쁘지 않았다는 말이다.

3부 전체에 미묘한 복선을 깔았던 것도 그렇다. 이것들은 얼핏 보았을 때는 그저 약간의 걸림같은 것 정도로만 보이는데, 그것들이 계속해서 무얼 내포하고 있었는지를 6권에서 드러냄으로써 이전의 이야기들을 다시금 되새김질 하게 하고 3부가 전체적으로 좀 더 계획적으로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게 꽤 좋았다.

4부로의 연결은 이미 언급되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좀 억지스러워보이는 면도 있었는데, 한편으론 왜 3부가 이렇게 애매한 이야기였는지를 좀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4부에서 이를 어떻게 이어받아, 못내 갈증이 있던 부분들을 해소해줄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