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졸리(Dan Jolley)’가 쓰고 ‘제임스 L. 베리(James L. Barry)’가 그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그래픽 노블: 그레이스트라이프의 모험(Warriors: Graystripe’s Adventure)’은 두발쟁이들에게 잡혀간 그레이스트라이프가 종족에게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 만화다.

표지

첫인상은 생각보다 훨씬 유아틱해 보인다는 거다. 이건 재판본 표지에 익숙해진 독자라면 더 그럴만한데,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 동화인만 다소 유아틱한 느낌이 있던 원판본과 달리 재판본은 훨씬 묵직하고 진지해진 느낌으로 다시 그려졌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의 재판본 표지는 그 퀄리티가 좋기도 했지만, 소설에서 그리고 있는 전사의 규칙이나 사냥, 전투 같은 것들의 무게감과도 잘 어울려 비록 작은 축에 속하는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사자의 그것 못지않은 진지한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데, 그래픽 노블의 그림체는 이런 시리즈의 추세와 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여기는 출간 시기라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진지한 노선으로 바뀐 게 2015년 재판본이 나오면서였는데, 그래픽 노블은 그보다 더 전인 2007년에 그려져서다.1 이를 감안하면 그래픽 노블의 그림체는 원활한 작화를 위해 다소 단순화를 하면서도 원판본의 느낌을 상당히 잘 살린 좋은 작화라고도 볼 수 있다.

중요한 이야기 역시 원작 소설 시리즈의 그것을 상당히 잘 이어받았다. 자긴들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종족 고양이 뿐 아니라 애완고양이와 야생고양이, 거기에 두발쟁이까지 등장하면서 우리네 현실과 고양이들만의 판타지 사이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듯한 모험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원작 시리즈에서는 생략했던 이야기를 완결성있게 그린 것도 좋다. 새로운 이야기는 원작을 보던 팬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이며, 그 자체로 완결성도 괜찮아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무리없이 볼 수 있다.

만화에서조차 액션성이 부족하다는 원작의 단점을 갖고있는 게 좀 아쉽기는 하다만, 만화화 자체는 만족스러워서 다른 이야기도 더 보고싶게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미국 만화 시스템에 따라 처음엔 3개 이슈를 내었다가, 나중(2017년)에 풀컬러로 작업해 묶은 합본을 발행했다. 한국어판은 이 컬러판 합본을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