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졸리(Dan Jolley)’가 쓰고 ‘제임스 L. 베리(James L. Barry)’가 그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그래픽 노블: 레이븐포의 길(Warriors: Ravenpaw’s Path)’은 농장에서 사는 레이븐포와 발리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표지

천둥족 출신인 레이븐포는 발리와 함께 농장에서 느긋한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농장에 살고있는 다른 동물들과는 나름 선을 지키며 지내고 있으며, 농장의 주인인 두발쟁이들과의 사이 역시 나쁘지 않아 평온하다 할만한 나날이 지속된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 될것만 같던 평화로운 날들은 어느 순간 급작스럽게 사라져버리고 만다.

한국에서는 두번째로 나온 이 책은 원 출간 순서대로는 세번째로 발간된 녀석이다. 하지만, 애초에 그래픽 노블 시리즈는 딱히 서사순으로 발간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순서로 나온다고해서 딱히 문제가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1

책의 시점은 1부와 2부 사이로, 천둥족에게도 꽤나 골칫거리였던 피족과의 남은 문제들을 그리고 있다.

그걸 레이븐포와 발리 둘, 특히 그 중에서도 레이븐포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그가 종족 고양이 출신이며 종족으로서의 삶이나 여러 고양이들과 살아가는 것을 그리워 하는 한편 농장에서의 생활을 소중히 하기도 하기 때문에 자연히 레이븐포 자신이 어떤 고양이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자신이 나아갈, 살아갈 방향을 새삼 깨닫고 결정한다는 점에서 제목이 적절하다.

(시리즈 전통같은) 전투신이 다소 빈약하다는 점이나 분란이 일발성 전투로 해소되는 것처럼 그려 좀 의아함을 남긴다는 게 아쉽긴 하나, 원작 시리즈 사이의 비어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은 물론 원작 시리즈에서 잘 그려지지 않았던 레이븐포를 단일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그의 고민이나 심정 등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낸 것은 꽤 좋다. 일종의 외전이지만, 별개로도 충분히 읽을 수 있게 개별적인 완결성을 갖춘 것도 마음에 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두번째 그래픽 노블인 ‘타이거스타와 사샤’는 다른 작가가 그려서 상당히 느낌이 다른데, 아마 그래서 좀 나중에 출간하기로 미룬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