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버 리 도드(Amber Lee Dodd)’의 ‘우리는 거인이다(We Are Giants)’는 작은 엄마와 아빠처럼 계속 작은 아이로 있고 싶은 시드니의 성장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9살인 시드니는 아직도 아빠에게서 들은 ‘작아지는 주문’을 외우곤 한다. 엄마보다 더 커지고 싶지 않아서다.

시드니의 부모는 저신장증이라고도 하는 왜소증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엄마도 122cm 밖에 안된다. 그래서 생활에서 불편함도 많이 겪지만, 그런 것보다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세 가족을 어떻게든 꾸려나가기 위해 정신없다. 그들이 정들었던 런던을 떠나 포츠머스로 가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새로운 직장, 새로운 이웃, 새로운 학교라는 낯선 곳에서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생활과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시드니를 중심으로 그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왜소증이라는 장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이나 그로인해 겪는 문제들도 얘기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엄마의 장애는 주요한 요소가 아니다. 더 중요한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드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시드니처럼 혼자만의 비밀이나 고집 같은걸 가지기 쉽다. 이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데, 그건 누구도 그걸 알아보거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건 물론 아이가 가족들에게도 털어놓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아이 역시 그게 정확히 왜, 무엇 때문인지 알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시드니도 그렇다. 새 학교에서 새 친구를 만나고 해도, 계속 런던을 그리워하며 되돌아가고 싶어하고, 또 끊임없이 작아지고 싶어하지만, 막상 그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소설은 그런 시드니가 그걸 깨닫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들어 반항과 일탈을 일삼는 언니 제이드, 일과 가족관계에서 지쳐가는 엄마, 그리고 오랫만에 다시 본 할머니와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면서 화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가족들 사이에 오가는 감정적인 이야기들을 작가는 잘 그려냈는데, 특히 시드니와 언니의 관계나 시드니의 마음을 꽤 잘 묘사했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는 있지만, 장애와 이웃, 친구와 가족 등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도 주는 책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많은 시기의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