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는 세분화된 취향 소비 시대에 걸맞은 공간 브랜딩과 그 실례를 담은 책이다.

표지

가게가 물건을 팔기 위한 공간에서 벗어난지는 꽤 됐다. 단지 그것 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인터넷 쇼핑이 아닐까 한다. 이제는 원하다면 어떤 제품이든 손쉽게 집에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저 같은 제품을 구매만 할 뿐이라면 굳이 가게를 찾아가는 수고로움을 더할 필요는 없는거다. 물건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 가게에서 산 경우에는 해당 가게까지 찾아가야만 교환이나 환불을 할 수 있지만, 인터넷으로 구매했다면 그것마저도 집에서 진행할 수 있어 장점은 배가된다.

그런데도 구태여 가게를 찾아간다는 것은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곳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소리나 냄새, 심지어 점원들과 나누는 대화까지. 그것들이 여전히 가게를 찾게 만드는 이유이며, 또한 다른 가게가 아닌 그 가게를 찾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건 반대로 그렇지 않은 가게는 굳이 찾아갈 이유를 못느낀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 그런 가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이며, 그런식으로 만들어진 실제 성공사례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이 책은 그러한 정보를 요약해서 담고있다. 일반인을 위해 쓰여진 책인만큼 지나치게 전문적인 내용은 배체하고 비교적 쉽게 썼으며, 그래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게 장점이다. 대신 그런만큼 큰 줄기만 다루고 넘어가는 느낌도 있다. 실제로 책에서 얘기하는 여러가진 팁들을 적용하려면 좀 더 여러가지 고려할 게 있어 보인다.

아쉬운 점은 책 편집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거다. 글에서 얘기하는 공간 모습이나 구조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모두 담은 것도 아니고,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참고할 수 있도록 배치가 적절하게 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논문처럼 번호를 달아서 표기했다면 본문을 보다가 그 모습이 궁금할 때 찾아보기 편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연속된 사진이 글 허리를 자르고 그 중간에 나오기도 해서 본문을 읽는 흐름을 깨기도 한다. 어차피 글과 사진을 한 쪽에 배치할 수 없는 거였다면, 차라리 사진은 모두 글 뒤로 미루어 나중에 확인할 수 있게 하는게 어땠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