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은 여러 사회 이야기들을 짧고 꿁은 이야기들로 담아낸 소설집이다.

표지

기대와는 조금 다른 책이었다. 살짝 미래의 이야기들을 담은 이 소설집이 아마도 SF 단편집이 아닐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열어보니 그렇게 SF적인 상상력이 흥미롭게 춤을 추지도 않고, 주제도 다가올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현실에 있는 것들을 담아낸 것이어서 전체적으로 사회소설의 느낌이 강하다.

이것은 저자가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으로, 각 소설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이슈나 주제의식도 굉장히 또렷한 편이다. 어떻게 보면 노골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그게 전혀 나쁘지는 않았는데, 그건 수록작들이 단지 그것들만을 보여주려고 쥐어짜내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그 나름대로 흥미를 끌만한 사건이나 인물, 상황설정같은 것들이 있고 이야기는 그것들을 너무 소모적이지 않게 적당한 호흡으로 잘 풀어냈다. 주제를 떼어놓고 보더라도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읽는 맛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수록작 하나 하나를 꽤나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한 가족을 통해 관계의 일면을 보여주려고 한다면 그 가족사이에 오가는 일에 집중하고, 특별한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사회의 모순을 꼬집으려고 하면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는 식으로 구성도 잘 했다. 장황한 것은 쳐내고 압축하면서도 ‘너무 생략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범위 설정도 잘 해서 단편이라는 것의 장점을 정말 잘 살린게 아닌가 싶다.

이게 마흔 여덟에 내과의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처음으로 낸 소설집이라니. 새삼 앞으로가 기대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