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할머니와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암산이 즐거운 전래동화’ 시리즈 첫번째 책이다.

표지

얼핏 보면 동화책같다. 그리고 그건 어느정도 사실인데, 이 책이 결국엔 수학책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야기에 수식 계산 등을 끼워넣는 대신에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두고 그 뒤에 수학 부분을 따로 실었는데, 이건 장점은 물론 단점도 함께 가진 특징이다.

장점은 역시 이야기가 억지스럽지 않다는 거다. 수학책에 굳이 이야기를 덧붙인 이유는 그를 통해 흥미와 재미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거기에 수학 공식 등을 무리하게 끼워넣다보면 이야기가 망가지고 정작 원래 의미는 온데간데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장점이라 할 만하다.

이야기 뒤에 실린 수학 문제 등에서 앞서 봤던 이야기를 이용하며 관계를 맺은 것도 좋다. 이것이 비록 별개의 성격이면서도 둘이 연관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다만, 그게 극히 얕다는 것이 단점이다. 문제는 딱히 이야기가 없어도 되고, 이야기 역시 굳이 문제가 뒤따르지 않아도 상관없다. 문제가 중간에 있으면서 이야기의 주요 단서를 준다던가 답에서부터 이야기가 연결된다거나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로 인한 흥미는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 만족하기 때문에 그 뒤의 문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다. 이게, 동화와 수학이 따로따로 담겨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 수학책에 굳이 이야기를 덧붙인 의미를 좀 퇴색시킨다.

이모티콘처럼 정갈한 그림이나 색은 나쁘지 않은데, 같은 인물의 연속된 장면을 그린 것인데도 중간에 옷이 바뀐다던가 하는 건 좀 아쉽고, 키재기 문제처럼 그림이 문제의 중요한 요소인데도 명확하지 않은 것은 나빴다. 답을 실을 때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문제의 그림도 제대로 다시 그렸어야 하지 않을까.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