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는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제목으로도 사용된 뭔가 있어보이는 대사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우연히 친구가 된 두 남자를 주축으로 그들이 만나게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더해가는 식으로 점차 확장되며 진행되기 때문에 얼핏 로맨스 소설처럼 보인다.

실제로도 나이부터 재산, 생활, 성격까지 서로 조건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그 관계를 진행시켜나가는 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반 이상은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진짜로 하려는 얘기는 전혀 다른 부분에 있고 그래서 이들의 연애는 그것을 드러내보일 수 있도록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

특히 주인공 중 하나인 ‘케이시’의 이야기가 그렇다. 애초에 그라는 사람부터가 꽤나 과하게 설정된 편이다. 젊은 나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인으로서는) 엄청날 정도로 축적해둔 부,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상처같은 걸 안고 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해서도 잘 믿지 못하고 조건에 부합한 만남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부주인공인 ‘가즈키’는 굉장히 평범한 편으로, 케이시와의 비교 대상으로서의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의 선택과 그로인한 삶이 더 마땅하고 순탄해 보일수록 케이시의 그것은 잘못되고 어긋난 것처럼 느껴진다.

둘의 대비해서 서로가 부각되도록 한 것 자체는 꽤 긍정적이다. 다만, 문제는 주연인 케이시와 그가 만나는 여자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인물들이라는 거다. 그의 조건들에 어울리지 않게 순진해 빠진 면이 있을 뿐 아니라 그게 계속되는 것도 그렇고, 그의 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잘 이해가 안간다. 후반부의 선택들 역시 다소 뜬금없다.

전하려는 메시지도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게 아니라 결말부에서 좀 다급하게 쏟아내는 식이다. 그래서, 다소 뻔한 메시지인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동감할 세가 없다.

한국인 저자가 쓴 일본 배경에 일본인 주연의 소설이라는 점은 좀 특이해 보이나, 현대물이라서 그런지 어색하거나 하지는 않고, 전개 역시 대체로 나쁘지 않으나,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과 이야기의 마무리는 좀 아쉽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