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Whiplash: How to Survive Our Faster Future)’은 빠르게 변화는 미래에 어떻게 적응하면 좋을지를 9가지로 나눠 얘기한 책이다.

표지

미래에 대해 말하는 이 책은, 그러나 기존의 책과는 다른 관점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얘기한다. 그 가장 큰 차이란 ‘미래를 예측하느냐’ 하는 거다.

대게 미래를 예측하고 그 대비책을 생각해보는 책들은, 앞으로는 어떤 미래가 올 것이니 어떻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은 아니다. 당당하게 모른다고, 심지어 ‘아무도 모른다’고 까지 말한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고, 전문가나 소위 미래학자라는 사람들의 말은 이제까지 줄곧 틀려왔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일까. 다음 9가지가 그거다.

  1. 권위보다 창발
  2. 푸시보다 풀 전략
  3. 지도보다 나침반
  4. 안전보다 리스크
  5. 순종보다 불복종
  6. 이론보다 실제
  7. 능력보다 다양성
  8. 견고함보다 회복력
  9. 대상보다 시스템

뭔가 그럴듯한 이 9가지 원칙들은, 그러나 제목만 봤을 때는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각 장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그것들에 해당하는 사례들도 예를 들기 때문에 차분히 읽어나간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아니, 반대로 그렇게 해야만 왜 이런 원칙이 나온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실제 있었던 것을 이용해 설명하기 때문에 더 이해하기 좋은데, 보면 애초에 이 원칙들을 머릿속에서 만든 후 실제와 따져본 게 아니라 상황을 지켜본 후 얻어낸 것이란 게 보이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결국 결론은 이렇다: 복잡성, 비대칭성,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 됐으니, 회복력, 기민함, 배울 것이 있는 실패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을 만들어라. 그러면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 터졌을 때도 대처할 수 있다는 거다.

이건 다시 줄이면 3번 원칙이기도 한 “지도보다 나침반”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비유적인 이 표현은 그야말로 지도로는 알 수 없을 정도로 바뀌는 미래,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는가를 잘 함축한 듯해서다.

기존과는 다르게 미래 예측 대신 행동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게 신선했고, 특정 미래에 대한 대처법이 아니라서 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쓸만한 원칙인 것 같다. 예시들을 보면 사실상 이미 증명된 원칙 같기도 한데, 과연 지금은 생각도 못 할 미래가 펼쳐졌을 때도 정말로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