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사냥’은 정암촌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옛부터 우리는 호랑이는 참 묘한 관계에 있었다. ‘호환’이라 하며 두렵고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가 하면, 또한 산신령으로서 길하고 우리를 보호해주는 존재로 여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그런 호랑이, 그 중에서도 귀하다는 백호와 그런 백호의 가죽을 원하는 일본군, 그리고 그들에 의해 만주에 강제적으로 이주하게되어 거친 땅을 일구며 핍박속에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럴듯한 이야기로 이주민을 모으고는 말도안되는 조건을 붙여서 탄압하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짓이 참 잘 그려졌다.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점도 애틋하고, 광복을 위해 노력하는가하면 그런 이들을 위해 힘을 보태다 안좋은 상황에 처하는 것,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안된다고 하던 백호 사냥이라는 것에까지 손을 대는 것 등이 꽤나 잘 그려졌다.

수묵화로 그려진 삽화 역시 좋아서 전통적이고 옛스런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데다 이야기와 잘 어울려 보기 좋다.

마을을 보호해준다며, 결코 사냥같은 걸 해서는 안된다고 하던 사람들이 막상 호랑이를 잡기에 이르르자 보여주는 행동은 조금 놀라워서, 인간이 가진 일종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이는 내내 배신자처럼 보였던 인물이나 주인공이 보이는 행동 역시 좀 그렇다.

전체적인 흐름은 마치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가는 것 같지만, 그저 그렇게 힘없이 지는 게 아니라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은근하게 보여주기에 마무리도 썩 괜찮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