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누가 제일 강하지?’는 어느 날 문득 길가 바위에 쓰인 문구를 본 동물들이 서로 가장 강하다며 주장하다 벌어지는 일을 다룬 그림책이다.

표지

사실 이런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왜, 돌고 돌아 자기가 가장 하찮게 여겼던 바로 옆에 있던자로 결국 되돌아오던 이야기도 있지 않았던가. 그런 익숙함으로 시작한 이 책은, 그러나 갑작스런 사건을 맞으며 알 수 없는 전개로 흘러간다.

여러 동물들 각각이 서로 왜 자기가 강한지 말했던 것을 아득히 넘어설 정도로 위험한 지진이 닥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까지도 서로 자기가 강하다면 싸웠던 동물들은 함께 도망치면서 각자가 스스로의 약한 점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되었으때 서로 도와주며 지진이 가라앉을 때까지 안전한 곳까지 함께한다.

그렇게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을 함께 했기때문에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을 보면서 곧 자신들이 집착했던 ‘강함’이라는 자존심이 얼마나 하잘것없는 것인지를 깨닫는다. 원숭이가 그들에게 다시금 ‘그래서 누가 제일 강한 것이냐’고 물었을 때 ‘우리가 강하다’고 한 것은 그 때문이다.

짧은 이야기지만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협력하면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보편적인 얘기는 물론, 그게 이기적인 경쟁보다 더 낫고 지향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무한 경쟁주의를 생각하면 꽤 뼈저리다.

이야기와 함께 한 그림도 좋다. 마치 판화로 찍어낸 듯한 그림 하며, 원색적이면서 파스텔톤을 한 색감도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혼자만 튀는 것도 아니라 이야기와도 잘 어울려 보는 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