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해럴(Rob Harrell)’의 ‘윙크: 한쪽 눈만 뜨고 학교에서 살아남기(Wink)’는 ‘눈물샘 점막표피양암’이라는 희귀암에 걸린 한 소년의 치료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처음 받는 느낌은 말 솜씨가 정말 좋다는 거다. 일의 경과를 단순하게 나열하지 않고 살짝 섞어서 완급을 조절을 했는데, 이 현재의 진행과 과거의 회상을 섞는 구성을 상당히 잘해서 굳이 따지자면 별 거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도 꽤나 흥미롭고 그게 계속해서 잘 유지되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은 전형적인 청소년 소설같으면서도 굉장히 사실감이 있다는 거다.

당장 눈물샘 점막표피양암이라는 희귀암에 대한 것부터가 그렇다. 이는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통대로 한 것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안암에 대한 정보다 그 치료과정 같은 것이 꽤나 구체적이다.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어쩌면 죽을 수도 있는 큰 병을 앓게되면서 충격을 받고, 어느날 갑자기 그걸 크게 실감하면서 주저않아 흐느껴 운다던가, 먼저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는 등의 이야기도 정말 세심하게 그렸다. 일상적인 부분, 그러니까 가족에 대한 생각이나 친구들간의 관계,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고 그에 빠져드는 것 같은 10대의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이야기는 일종의 암투병기이기도 한 동시에, 한 10대 소년이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상처받기도 하지만 위로를 얻으며 성장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놈의 꼬맹이들도. 아아, 정말이지 어린애들이란, 그 얼마나 아무 생각도 없고, 그런데도 어찌나 잔인한 생물인지. 남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짓거리도 서슴치 않게 하고는 그것을 한갖 우스개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솜씨는 정말이지 절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데, 이런 순수 악같은 모습도 정말 잘 담아내지 않았나 싶다. 이런 걸 실감할 때마다 왜 학교가 온갖 폭력의 온실인지 새삼스럽지가 않다니까.

책에는 꽤 여러 요소들이 들어있다. 암투병, 가족, 친구, 학교문제, 기타, 만화 등등. 투병중에 느닷없이 기타 강습을 한다던가, 삽화의 정도를 넘어선 피그맨 만화가 나온다던가 하는 것은 어찌보면 좀 뜬금없을 수 도 있는데 앞뒤가 적절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로 녹아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이런점이 이 소설을 더욱 잘 짜여져 있다고 느끼게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