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가 안내하는 세계’는 고민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제목만 보면 다분히 모 만화나 애니가 떠오를법 하다. 다분히 이세계 또는 세계의 이면으로의 여행을 연상케 하는 제목은 신비한 체험이나 경험을 그린 판타지물을 기대하게 하지만, 제목과 달리 실제 소설에 그런 내용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다. 검은 고양이와 블루문이 조금은 그런 식으로 등장하긴 하나 그저 잠시 가볍게 언급되는 정도로만 그치기 때문이다.1

검은 고양이는 이야기를 주요하게 이끌거나 하는데 이용되지도 않는다. 뭔가 있어보이는 진짜 검은 고양이도 그렇고, 또한 주인공인 ‘나나’가 그렇게 이름붙인 검은색 VCR 기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괜스레 뭔가 기대를 배신당한 듯한 느낌(웃음)도 들게 한다.

전체적으로는 소년 나나의 성장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 등이 보이기 때문이다. 은근슬쩍 연애 떡밥을 뿌리기에 로맨스 분위기가 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아직 미성숙한 소년이 점차 그러한 것을 접하고 눈떠가는 성장의 일면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딱 그런 소설이라고 하긴 뭐한데, 그런 요소는 일부일 뿐 다른 이야기들과 섞여있기 때문이다. 일상물이라고 하면 그나마 모두 끌어안을 수 있을 것도 같으나, 설사 그렇더라도 때때로 무슨 얘기를 하려는건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나나와 그가 오가는 몇곳, 그리고 거기서 만나는 인물들과의 이야기에 미묘하게 모자라고 어딘가 어긋난 느낌이 있어서 더 그렇다. 은근히 떡밥을 뿌리지만 그걸 충분히 잇지 않는 것은 이야기가 부족하단 느낌을, 등장인물의 나이나 시대상 등이 섞여있는 모습은 뭔가 이상하단 느낌을 준다. 나나가 편의점에서 직접 담배를 사서 피는 성인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하는 것이 특히 그렇다. 대부분의 대화는 물론 직업체험을 하는 등 하는 건 어린아이처럼 그린 것과도 다르고, 드래곤볼이나 VHS와 DVD 얘기와도 좀 안맞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현실과 회상(또는 망상)이 섞여있나 싶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좀 정제되지 않은 느낌이다. 어떤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보아도 불필요해서 이건 왜 있는건가 싶은 것들이 걸린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특정 이야기로 들어서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므로, 검은 고양이는 맥거핀조차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