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의 세계사’는 지도를 통해 보는 세계사를 담은 책이다.

표지

우리는 흔히 지리정보를 얻기위해 지도를 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집중하는 것은 길이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목적지다. 왜냐하면 더 이상 인간이 지도를 직접 들여다보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훨씬 정확하고 방대한 데이타를 통해 지도를 만들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길 찾기 따위에 이용하기 위한 백데이터에 불구하다.

불과 십수년 전까지만 해도 지도는 좀 더 의미가 있었다. 사람이 직접 길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성이나 흐름같은 것을 예측하는가 하면, 때론 지형등을 따져보기도 했다. 얼핏 가까워보이는 길이 사실은 엄청나게 험난하여 왠만큼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쉽게 지나기 어려운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과거, 훨씬 더 과거로 가보면 지도는 더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지도에는 그것이 만들어진 분명한 목적이 있었으며, 그것들을 축적하고 확인하여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표기법이 만들어져 사용되었으며, 심지어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세계관을 담고있기도 했다.

과거에 만들어졌던 지도들을 잘 살펴보면 거기엔 당대의 시대상은 물론 사람들의 관심사, 탐험이나 전쟁과 같은 역사의 흐름 같은 것도 발견할 수가 있다.

책은 그것을 주요 지도를 중심으로 굉장히 잘 풀어냈다. 단지 지도만으로 여러가지 것들을 알 수 있다는 게 흥미롭고, 거기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역시 꽤나 재미있다.

점차 지도 제작법이 발전하고, 지금에 와서는 위성 데이타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정확성과 유용성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한편으론 신화시대에서와 같은 낭만과 인간들의 이야기가 사라졌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