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의 세계’는 ‘2’를 주제로 한 단편 소설집이다.

표지

2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은 등수다. 1등 아래, 은메달, 2인자, 결국 끝에는 다다르지 못한 그 어떤 무언가.

그렇다보니 2가 주는 느낌은 썩 긍정적이지가 않다. 만년 2등을 하던 2등을 하던 사람이 마치 2의 화신인 것처럼 여겨지면서, 제 아무리 ‘2등도 잘 한 거야’라고 항변을 해봐도(심지어 그게 꽤나 잘한 결과인 것이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반쯤은 놀리는 요소로써 거론되는 것은 그런 인식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게 2의 의미일까. 그 외에 또 2가 사용되는 건 무엇이 있을까.

소설집 속 단편들은 꽤나 흥미롭게 2를 재조명한다. 두사람, 또 다른 무엇, 하나 더, 다음 등과 같이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것에서부터 저 너머처럼 꽤나 변형된 것까지, 그래도 알고보면 주변에 흔하게 있는 것들이라 너무도 일상적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저 원래 그런 것처럼 넘길 뿐 생각보다 그렇게 애써 연결지어 보지는 않았던 것들을 끄집어내고 그게 어떻게 2와 연관이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어서 뜻밖의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모호한 개념인 2를 주제로 한 건, 사실 소설집에 통일성을 부여하면서도 쉽게 유사한 것이 나오지 않을만큼 광범위한 것들을 모두 포용하기 위한 간단한 술책이었을 거다. 그런데 그게 이렇게 뜻밖의 흥미로움을 끌어낸다는 게 좀 재미있다.

비교적 자유로울만한 주제인만큼 분위기나 내용이 크게 다른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었는데, 그러면서도 은근히 강한 연결점을 느끼게 하는 역할도 잘 했다. 작품은 물론 후기를 통해 여러 작가들이 2라는 주제에서 무엇을 떠올리고 어떻게 소설로 담아냈는지를 보는 것은 꽤나 괜찮다.

생각할 거리를 던지거나 읽는거리로서의 재미를 주는 등 완성도도 나름 나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볼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