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앙리 파브르(Jean-Henri Fabre)’의 ‘파브르 곤충기 2: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노예개미 여행’은 동명의 원저 파브르 곤충기(Souvenirs entomologiques)를 기반으로 한 창작 동화다.

표지

파브르 곤충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또한 그걸 실제로 읽은 사람도 극히 드물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인데 반해, 일종의 기록물인 원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원저의 내용을 기반으로 동화로 재창작을 해서 내놓는 것이 많은데, 이 책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 중 하나다.

이 책 시리즈에는 파브르와 손녀 루시가 등장하는데 대상 독자와 비슷한 나이대의 등장인물은 손쉽게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좋은 장치다. 그러나 정작 그것을 느낄만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없어도 될만한 수준으로 살짝 언급만 되고 말 뿐이라서,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이 좀 아쉽게 느껴진다.

이는 곤충들의 이야기를 그들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것으로 만들어 더 그렇다. 대신, 그런만큼 곤충의 생태가 이야기에 잘 녹아있는 편이며,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식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2권에는 병정개미와 파리 이야기를 담았는데, 과연 곤충이다보니 (사람으로서는) 꽤 놀랄만한 생태를 많이 보인다. 그나마 인간사에도 있었던 병정개미의 노예사냥은 좀 낫다만, 기생파리의 집요함과 끔찍함은 왜코벌이 안타까워질만큼 소름이 돋기도 한다.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천적관계가 어느 한쪽에게만 유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결국엔 묘하게 균형이 맞아 돌아간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