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는 사랑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담은 에세이다.

표지

사랑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실패한다. 그리고 그 실패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그렇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 경험’이란 것은, 모두 ‘실패 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성공한 이야기는 찾기 어렵다. 사실 성공법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도 없다. 사랑이란 모두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 경험들은 의외로 여러 공통점들을 갖고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실패담, 후회하는 일들, 아쉬웠던 것들을 들으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많이 공감을 하기도 하고 그렇기에 거기에서 씁쓸한 위로를 느끼기도 하다. 되돌릴 순 없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런 사랑의 실패들을 담고있다. 그런 점에서 조금은 도발적인 책 제목은 생각보다 적절하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랑을 잘못 배웠을 뿐 아니라, 사랑을 못 배우기도 했다. 대체 누가 가르쳐 주던가. 뼈저린 실패의 경험이란 가능하면 꺼내고 싶지 않은 법이다. 기껏 꺼냈다 하더라도 그게 많은 걸 알려줄 만큼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그저 작은 한번의 경험일 뿐.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만큼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렇게 한문장 한문장에 공감하게 되는 책을 만나게 되면 새삼 놀랍다. 작가는 그걸 때론 시로, 때론 짧은 이야기로 공유했는데, 과거의 생각과 경험들을 끄집어 내는 것들과 마주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맞아, 나도 그때…‘라면서 옛 생각에 잠기며 한숨도 내쉬곤 했다. ‘만약 그때 그랬다면…‘하는 생각이 절로 나서다.

책에는 그런 이야기들 뿐 아니라 사랑을 할 때나 또는 끝난 후에 지침이 될만한 얘기들도 담겨있는데, 저자가 철학을 공부하고 고민을 많이 해서인지 그것들도 생각보다 공감 가는게 많았다. 이런 감정적인 것들은 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는게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런 걸 보면 인간이란 생각보다 별로 다르지도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알게됐다고까지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고민하는 이 문제는, 나도 여러번 생각해 봤는데, 결국 아직도 답은 얻지 못했다. 각각의 얘기들이 다 맞는 구석이 있으면서도,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진 않아서다.

‘노력’이라는 단 한가지만을 놓고 봐도 그렇다. 과연 사랑이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것이어야 할까. 아니면, 서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모두 그럴듯한 논리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어느 쪽도 정답이라는 확신은 주지 않는다.

어쩌면 사랑이란 정답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그에 대해 얘기하고, 어쩌는게 더 나았을지 고민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