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아이작(Catherine Isaac)’의 ‘유 미 에브리싱(You Me Everything)’은 가족과 사랑, 그리고 현재의 소중함에 대해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한부모로서 아들을 키워오던 주인공 ‘제스’가 아이의 친부인 ‘애덤’이 있는 곳으로 아들과 함께 몇주간의 휴가를 떠나게 되면서 시작한다.

제스가 한부모가 된 이유는 단순하다. 그의 남편이 될 애덤이 미덥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들과의 자유로운 만남을 가지는 애덤을 보면서 제스는 결국 애정을 느끼지도 못하게 된 데다가, 아이가 생긴 이후로 보여준 반응에서도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출산날에 연락이 두절된데다 여자와 있었다는 걸 알아채고는 이별을 결심하게 된거다.

그리고 10년간 별 다른 왕래도 없었던 그를 지금에 와서 다시 찾게 된 것은 신경퇴행성 질환 말기인 엄마가 소원했기 때문이다. 죽기전 소원이라는데야, 배길수가 있나. 거기에 아들도 아빠를 만나는 것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스는 찝찝함을 달래며 친구들을 초청해 애덤이 프랑스 고성을 개조해 만든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며 아빠와 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한다.

꽤 무난하게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 후 진행도 무난하게 이어진다. 호텔에서 둘이 다시 만나 미묘한 감정이 오고가는 것이나, 10년만에 만나게 된 아빠와 아들이 점차 친해지는 과정도 그렇고, 친구들이나 호텔 투숙객들과 만나면서 인연이 만들어 지는 것도 모두 그렇다. 이 흐름들이 대체로 자연스럽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감정에도 꽤 공감이 되는 편이다.

그런 이야기들이 단편적으로 흩어지지 않고 후반으로도 잘 이어진다. 그래서 그들이 왜 그러한 선택을 하는지도 납득이 된다. 이를 위해 의외로 초반부터 떡밥을 뿌려두기도 했다. 이게 나중에 어떻게 풀리는지를 보면 꽤 감탄도 나오는데, 각각만 떼어놓고 보면 억지스러울 수도 있을 것을 서로 엮음으로써 당위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덕에 이야기의 후반부도 억지스럽지않고 로맨틱하게 읽힌다.

로맨스와 가족 드라마의 비중도 적절하다. 제스가 늘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엄마와 아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가족의 비중이 더 높긴 하다만, 로맨스 역시 (비록 일부에서 훅 튀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사소한 것에서부터 점차 커지는 묘사를 나름 잘 해서 나쁘지 않다.

다만, 일부 등장인물의 취급은 조금 아쉬웠는데, 그들은 거의 의미가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적당히 나오다 뜬금없이 사라지기도 해서, 적당히 이야기가 빈 곳을 채우려고 집어넣은 느낌도 든다.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 주인공들이 생각을 바꾸거나 감정을 확신하는 계기를 만드는 역할이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 그럴거면 차라리 싹 드러내는게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게도 만든다.

그래도 가족, 로맨스, 거기에 메세지까지 모두 괜찮고 희망적인 마무리도 좋아서 잔잔한 감동도 남는다.

라이언스게이트(Lionsgate)에서 영화화도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영상으로는 또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