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히토시(小川 仁志)’가 감수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철학 공부(ゼロからはじめる! 哲学史見るだけノート)’는 동서양 철학들을 간략하게 훑어보는 책이다.

표지

이 책은 철학입문자를 위해 어떤 철학 사상들이 있는지를 소개하는 일종의 소개서다. 동서양 철학을 모두 담았다고는 하지만, 동양 철학은 뒤에다 살짝 덧붙인 수준이라서 사실상 서양 철학 소개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러 사상들을 소개하고 그것은 누가 주장했으며 그 주요 내용은 무엇인지를 짧게 얘기하기 때문에 내용이나 분량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빽빽한 글 대신 짧은 요약글에 삽화를 많이 넣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대신 본래의 철학 사상들이 갖고있는 깊은 사유나 어떻게 그런 생각에 이르게 되었는지 같은 역사적 배경, 그리고 그를 통해 추구 하려고 했던 것(즉, 의도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나 하는 것 등은 거의 담지 못했다.

개중에는 사상을 이루는 핵심 용어들을 나열만하고 끝나버리는 것 같은 것도 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 뿐 아니라 어떤 철학사상인지를 이해하는데에도 추가적인 공부를 요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책을 보고나면 내용의 깊이에 불만스러워 할 사람이 있을 법 한데, 이건 사실 어느정도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이 책의 목표를 거기까지만 이끌어주기 위한 것으로 설정한 듯 하다는 거다.

비어있는 부분이 많은만큼 더 깊은 내용에 대한 갈망을 부추기고 몇몇 사상에는 의문을 품게 하기도 한다. 그게 자연스럽게 다른(보다 깊게 들어가는 철학서)에 손을 뻗게 만든다.

배움을 위한 책으로는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으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철학 입문서로는 썩 나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