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요시 리카코(秋吉 理香子)’의 ‘절대정의(絶対正義)’는 정의를 새로운 관점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우리는 늘 정의를 부르짓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옳다고 믿고있기 때문이다. 정의는 마땅히 약한 사람을 돌봐주며, 그들을 해하려는 힘으로부터 지켜주는 장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사실적으로 구현된 것이 법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저자는 정의에 목을 매는 독특한 캐릭터 ‘노리코’를 통해 우리가 믿고있는 정의와 법이라는 게 얼마나 얄팍한 착각 위에 존재하는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뿐 아니라 누구든 반박할 수 없을만큼,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도 또한 법적으로 옳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행위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그려냄으로써 우리가 말하는 소위 ‘정의’가 과연 괜찮은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도 한다.

뜻밖의 초청장과 노리코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친구라는 등 긴밀하다 일컬을 수 있는 관계에 있는 다섯명의 이야기를 통해 노리코가 어떻게 정의를 휘둘러왔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이들이 노리코의 죽음에는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얘기하며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을 하고있다. 이것이 이 이야기를 일종의 미스터리처럼 읽히기도 하나, 오로지 정의에만 집착하는 뒤틀린 캐릭터는 절로 사이코패스와 그에 대한 두려움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소설은 미스터리보다는 스릴러에 더 가까운 느낌도 든다.

사람들이 노리코에게 끌리게 되는 것이나 그녀를 무서워 하게 되는 것은 물론 어째서 증오까지 하게 되는가도 작가는 정말 잘 그려냈다. 각각의 일화들이 꽤 그럴듯한 현실성이 있기에 더 그렇다. 물론 친구들이 좀 유별나리만큼 서로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조금 작위적이어 보이긴 하나, 이것은 또한 어떤 환경에 처해있든 이를 피할 수 없다는 공포를 조장하기도 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한다.

각 등장 인물들의 시점으로 바꿔가면서도 일관된 큰 이야기의 줄기를 잘 이어나가기에 흐름이 끊긴다던가 하는 일 없이 흡입력이 있으며, 충분히 과하다 싶은 것에서 계속해서 발전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에필로그까지 잘 이어진다.

소재와 캐릭터, 컨셉을 끝까지 잘 지켰기에 절로 감탄하게 되는 수작이다.

아쉬운 점은 개정판인데도 불구하고 오타나 잘못된 문장들이 있다는 거?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