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 토모타케(石川 智健)’의 ‘좀비 3.0(ゾンビ3.0)’은 좀비를 흥미롭게 조명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표지

좀비물로서 이 소설은 좀 독특한 면이 있다. 기존에 우리가 즐겨왔던 좀비물들을 모두 긍정하고 인용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보통 좀비물에서는 기존 좀비물을 잘 언급하지 않는데, 그건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다, 지금 그리고 있는 좀비에만 집중하길 바래서 그렇기도 하고, 까놓고 말하면 괜히 자기가 참고한 좀비물들을 스스로 까발리는 꼴이 될까봐 그런 점도 있을거다. 어쨌든 굳이 얘기하지는 않는 게 더 나은거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전혀 거침없이 기존 좀비물과 거기서 나왔던 설정들을 까발리는데, 그렇게 하더라도 이야기를 보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것들이 현재 사태와 연결지을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따져보며 이 ‘좀비 3.0’을 파악해보려고 하는 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런점에서 ‘예방감염증연구소’를 주요 배경으로 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을 주역으로 삼은 것도 좋았는데, 그것이 목숨이 위태로운 심각한 사태에 직면했으면서도 수수께끼풀이를 하고 싶어하는 기묘한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나, 소위 설명충스러운 장면을 자아내는 것도 적당히 뭉개주기 때문이다.

이야기 전개도 꽤 잘 짰다. 작고 거리감이 있는 소식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심각하고 직접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사건으로 이어지며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도록 만들어 독자도 함께 생각해보고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익숙한 듯 하면서도 신선하며 꽤 현실적이기도 한 설정과 이야기도 좋은 편이다.

꽤 잘 만든 좀비물이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