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즈 어웨이’는 좀비를 소재로 한 단편 세개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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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만큼 널리 사랑받는 소재가 있을까. 오컬트 호러는 물론 판타지, 심지어 SF적으로도 풀이가 가능한데다 딱히 특정 시대나 인물상에 구애를 받지 않아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기에 더 그런 것 같다.

이 소설집에서 보여주는 좀비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피구왕 재인’은 학교를 배경으로 학교생활이나 아이들끼리의 경쟁심리, 피구라는 운동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이라던가, 좀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는 우정(?)같은 것도 잘 담아냈다. 처음 친구를 찾아 헤맨게 되는 과정 등에 좀 의아한 점도 있기는 하다만, 다른 것들이 그것들을 충분히 매꿔준다.

‘좀비즈 어웨이’는 좀비 사태에 현실과 연결된 요소를 넣고 그를 통해 몇가지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일종의 버디물이기도 한 이 단편은 또한 아직 어린 아이들의 성장을 담은 것이기도 해서 짠한 감성을 남기기도 한다.

‘참살이404’는 사회인이 겪을법한 문제들을 좀비사태와 연결한 단편으로, 특히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것이 육체적인 문제이므로 약물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인간들의 모습들은 은근히 사회 비판적이기도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미래가 과연 정말로 이상적이고 소위 말하는 행복한 사회일까 생각해보게도 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다소 클리셰적이긴 하나, 거기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이나 그 사이를 매운 자잘한 이야기들이 좋아 꽤 만족스럽다.

‘피구왕 재인’의 비교적 일반적인 좀비의 그것과 비슷하다면, 나머지 둘에 나오는 좀비들은 그것에서 좀 벗어나있다. 사냥당하고 이용당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이들은 연민을 불러일으키며 소위 ‘ㅈ간’에 대한 한숨을 자아내게 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