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 홈즈(Mr. Holmes, 2015)’는 미치 컬린의 소설 ‘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A Slight Trick of the Mind)‘을 원작으로한 영화다.
영화는 104분으로 짧은 특성상 많은 걸 들어내고 또 각색했는데, 그 때문인지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주요 사건의 전개 방식이나 흐름, 심지어는 결과까지도 바꿨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원작을 해쳤다거나 이상하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원작보다 더 나은 편집과 연출을 한 것처럼 보인다. 늙어버린 홈즈를 표현하는 세세한 면들도 맘에 들었다. 둘 중 하나를 봐야겠다고 한다면 단연 영화를 보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소설을 볼 때 ‘굳이 왜?’하는 의문을 남겼던 일본 기행을 대폭 줄인 것도 맘에 들었다. 한 영화 애호가는 이마저도 ‘과한 첨언’ 같다고 했는데, 소설에서 이 부분을 상당히 안 좋게 봤던 나로서는 이 정도면 원작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잘 줄인 게 아닌가 싶다. 심지어 결말에서 홈즈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치로도 잘 사용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뭐’ 싶다. 원작 소설과 영화 둘 다 그런 역할을 한다는 건 비슷하나, 흐름이나 연출은 원작보다 영화가 더 나았다.
이언 매켈런의 노인 홈즈 표현도 좋았다. 다만, 홈즈의 감정 표현 면에서는 조금 과하지 않나 싶은 장면도 있다. 마지막의 흐느낌이 그렇다. 짐작 키론 선 채로 얘기하다가 그 자신도 모를 눈물 한 방울이 조용히 흘러내린 걸 눈치채고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닦아내는 정도의 냉정함과 무심함이 뒤섞인 모습일 줄 알았다. 그런데 설마 그렇게 털썩 무릎 꿇으며 오열하는듯한 모습을 보일 줄이야. 그 전까지도 집착이랄 정도로 이성을 중시했고 고집 센 늙은이의 모습을 보였기에 아무리 변화한 모습이라고는 해도 ‘저건 좀 과한데?’ 싶었다.
마지막으로 ‘응?’ 싶은 점을 꼽자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원작과는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다는 거다. 이건 결말을 포함한 이야기 흐름을 일부 바꿔서 그렇다. 하지만, 소설은 다 읽고 나서 뭔가 애매하다는 감정이 남았었기에 딱 떨어지며 마무리되는 느낌을 주는 영화 쪽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물론, 해피엔딩을 위해서 조금은 무리한 것(원작 소설보다는 덜 현실적인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