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여중 구세주’는 중2 소녀 넷의 우정을 그린 소설이다.
‘중3 조은비’, ‘공주 패밀리‘에 이어 저자는 이번 소설로 중학생 시리즈를 마무리 하면서 중학교 1, 2, 3학년을 다룬 소설을 모두 내게 되었다.
그렇다고해서 이 세 소설이 딱히 연작이라거나 긴밀히 연결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세 이야기에서 다루는 각 학년이 그만의 특별한 차이가 있다거나 한 것이라고도 하긴 어렵다. 그보다는 개인사정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학교에 입학한 중1과 고등학교 입시가 있는 중3과 달리 그 사이에 있는 중2는 비교적 느긋한 시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만큼 재미있는 것을 많이 찾기도 하고, 그러면서 친구와의 우정을 무엇보다 소중히 하며 다져나가기도 한다.
이 소설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잘 담겨있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딱히 큰 연관성없이 벌어졌다 사그라들고 하기를 반복하는 구성이기는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모두 친구들끼리의 우정과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은근한 위안이나 구원같은 것을 담고 있어 나름 통일성을 보인다. 네명의 아이들 중 가장 민감한 사연을 갖고 있는 ‘혜진’을 중심으로 펼쳐지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이 중의적인 뜻을 담아 화자가 아닌데도 ‘구세주’의 이름을 올린 제목이 더 적절해 보인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절로 옛날을 생각나게도 하는데, 심지어 학생 시절에 미처 분출하지 못했던 화를 되살아나게도 해 새삼 어린 시절을 잘 그려냈구나 싶게 만든다.
일관된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잘한 여러 이야기를 에피소드 방식으로 풀어낸 것은 아쉬움도 남기는데, 특히 혜진의 거짓말하는 버릇을 뒤에 가서는 있는 둥 마는둥 흐지부지 해버린게 그랬다. 이게 혜진의 성장이 뭔가 못미덥게 됐다는 찝찝함을 남긴다.